“정치인 금기사항 두 가지 돌입”…황교안 단식에 여야 싸늘한 시선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1.20 15: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을 선언한 가운데 여야가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에 들어갈 예정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월20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중진들의 발언을 듣는 도중 머리를 만지고 있다. ⓒ 연합뉴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에 들어갈 예정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월20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중진들의 발언을 듣는 도중 머리를 만지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1월20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황 대표의 단식을 ‘민폐단식’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조롱했다. 

이 대변인은 “황 대표의 남루한 ‘명분’에 동의해줄 국민이 몇 명이나 될 지 의문”이라며 “더 이상 국민들 한숨짓게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뜬금없는 단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난맥이나 지소미아 연장이 황 대표 한 명의 단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민감정, 시대정신과 괴리된 단식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정치가 아무리 쇼비즈니스라고 하지만 황 대표는 또 다시 헛발질을 하고 있음이 뻔히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권놀음에 빠져 정치적 명분도 실익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건강마저 잃지는 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황 대표가 곡기를 끊지 말고 정치를 끊기를 권한다”고 쏘아붙였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드디어 황 대표께서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 중 두 가지 이행에 돌입한다”고 썼다. 앞서 박 의원은 9월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가 있다”고 밝혔다. 삭발과 단식, 의원직 사퇴가 그것이다. 

이날 박 의원은 “(황 대표는) 현역 의원이 아니기에 의원직 사퇴는 불가능하지만 ‘당대표 사퇴 카드’만 남게 된다”며 “이런 방식의 제1야당으로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의 단식 소식은 이날 오전 전해졌다. 단식은 오후 3시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시작됐다. 황 대표는 단식에 앞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절체절명의 국가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황 대표가 단식을 통해 호소한 제안은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3가지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