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쟁 시 1억 명 사망”…또 나온 트럼프의 과장화법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1.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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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인구 8000만 명 미만…“주한미군 4만 명” 발언도 사실과 달라

북한과 전쟁 시 최대 1억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야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그 근거로 인용한 수치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기 작가 더그 웨드가 11월26일(현지시각) 발간한 책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 대통령직에 관한 진짜 이야기(Inside Trump's White House: The Real Story of His Presidency)》 표지 ⓒ 구글 북스
미국 전기 작가 더그 웨드가 11월26일(현지시각) 발간한 책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 대통령직에 관한 진짜 이야기(Inside Trump's White House: The Real Story of His Presidency)》 표지 ⓒ 구글 북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전기 작가 더그 웨드가 11월26일(현지시각) 발간한 책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 대통령직에 관한 진짜 이야기(Inside Trump's White House: The Real Story of His Presidency)》에 실렸다. 웨드 작가는 고(故)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냈다.  

그의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웨드 작가와의 백악관 만찬 자리에서 전임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을 벌였을 수도 있다고 반복해 주장했다. 그러면서 “3000만에서 1억 명의 사람들이 (북한과의 전쟁으로) 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단 ‘최대 1억 명’에 대한 근거는 언급되지 않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인구는 5163만 명, 북한 인구는 2513만명이다. 모두 더해도 8000만 명이 채 안 된다. 

‘최소 3000만 명’에 대한 근거는 부풀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전쟁으로 10만~20만 명이 사망할 것’이란 전문가의 의견을 반박하며 “휴전선에 인접한 서울에 3000만 명이 산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서울 인구는 976만 명으로 트럼프 주장의 3분의 1도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이러한 전쟁을 막았다는 취지로 자찬했다. 그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그 이후로 일어난 일을 보라. 핵 실험도, 일본을 향한 미사일 발사도, 미국을 공격하는 호전적인 성명도, 더 이상의 인질 억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단 이때도 수치를 제대로 인용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한국에 4만 명의 군인을 1년 내내 주둔시키고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했다. 지난 5월 미국 상원은 2020년 국방수권법(NDAA)에 ‘주한미군 2만8500명 이하 감축 금지’ 조항을 포함시켰다. 이는 현재 주한미군 규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한국 방어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는지 아느냐. 1년에 45억 달러다. 규모가 감이 오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보다 많은 50억 달러를 한국이 내야 할 방위비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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