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가 되면 투잡 뛰어라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2 07:30
  • 호수 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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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버는 직업’인 운동, 주 5일 꾸준히 해야

“50세부터는 투잡을 뛰어라”라고 하면 “아니, 여태껏 힘들게 일했는데 투잡을 뛰라니? 그리고 나는 아직 은퇴할 때는 안 됐단 말이야”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일자리를 새로 구하라는 것이 아니다. 여태껏 해 오던 ‘돈 버는 직업’은 유지하면서 새롭게 ‘건강을 버는 직업’을 시작하라는 말이다. 운동을 시간 날 때 틈틈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처럼 의무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말이다.

직업이라는 것이 보통 주 5일은 근무하고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며 일정한 시간 동안 일하지 않는가? 운동도 마찬가지다. 중년이 되면 노년에 대비하기 위해 운동을 주 5일은 해야 한다. 올해 100세가 된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50대에 시작한 수영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하는 덕분에 100살의 고령에도 계속 책을 집필하고 한 해에 강연을 160회 할 정도로 건강하다.

“주 3회면 충분한 것으로 들었는데….” 이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주 3일 운동하는 것보다 5일 운동하는 것이 더 꾸준히 실천하기 쉽다. 운동하는 시간도 가능하면 같은 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아침이 좋은 사람은 아침에, 저녁 시간이 편한 사람은 저녁에 운동하면 된다. 그래야 우리 뇌가 지금 하는 것이 노동이 아니고 운동이라고 인식하고 그것에 맞게 몸을 변화시킨다. 둘 다 무거운 물건을 든다고 할지라도 노동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움직임이고 운동은 에너지를 생성하는 움직이기 때문에 꾸준히 같은 시간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7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2회 서울시 어르신 생활체육대회에서 어르신들이 운동용 고무줄을 이용한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2017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2회 서울시 어르신 생활체육대회에서 어르신들이 운동용 고무줄을 이용한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재미없는 운동을 중간 정도 강도로 하자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하면 될까? 매일 하는 운동은 재미없는 운동이어야 한다. 매일 먹는 밥처럼 기억에는 남지 않지만 매일 할 수 있는 운동이 좋다. 운동이 재미있어지면 그때부터는 중독이다. 예를 들어 달리기는 숨이 차고 힘이 들지만 재미 있어져 잠자리에 누워 있는데도 달리기가 생각난다면 중독이다. 이때부터는 몸이 건강해지기보다는 뇌가 만족을 느끼기 위해 운동을 하게 된다.

매일 하는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올려주는 운동이어야 한다. 인간이 건강해지고 면역력이 올라가는 운동은 중등도 강도의 운동이다. 과격한 운동을 하면 운동 자체가 몸에 스트레스가 돼 활성산소가 나오고 얼굴도 빨리 늙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런데 중등도 강도 운동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강도보다 훨씬 약하다.

 

과격한 운동은 일주일에 1~2번만

“나는 땀에 흠뻑 젖고 숨이 턱에 닿을 때까지 해야 운동한 것 같아”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매일 직업처럼 하는 운동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중등도 강도 운동이란 ‘운동할 때 땀이 살짝 나면서 옆사람과 말할 때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달리기를 하거나 험한 산을 오를 때는 옆사람과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이 정도 운동은 매일 하면 빨리 늙고 오히려 면역력이 떨어진다. 평지를 빨리 걷거나 낮은 산이나 둘레길을 걸을 때 정도의 운동 강도가 가장 좋다.

그럼 과격한 운동은 절대 하면 안 되나? 아니다. 과격한 운동도 필요하다. 매일 하는 기본운동 위에 취미나 즐거움을 위한 운동이 더해져야 한다. 기본운동을 무시하고 과격한 운동만 하다 보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운동으로 인해 무리가 간 근육과 인대가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은 확보해 줘야 한다. 미세하게 손상된 근육과 인대가 회복되는 데는 보통 72시간 정도 걸린다. 그사이 또 과격한 운동을 하면 손상이 축적돼 돌이킬 수 없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50대가 되면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기본운동을 찾아라. 그것이 걷기여도 좋고 수영이어도 좋다. 그리고 주 1~2회 할 수 있는 조금 과격한 운동을 즐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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