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의혹’으로 다시 주목받는 김태우의 입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2.09 10:00
  • 호수 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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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전 수사관, 유튜브 통해 연일 정권 성토

청와대의 ‘감찰 무마’ ‘하명 수사’ 의혹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를 겨냥한 김태우 전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수사관)의 공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각종 의혹을 제기해 온 김 전 수사관은 올해 7월 유튜브 채널 ‘김태우TV’를 개설해 관련 방송을 쏟아내고 있다. 구독자 수가 53만 명에 이르는 ‘김태우TV’는 최근 하루에 하나꼴로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청와대는 검찰이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김 전 수사관)의 진술에 의존해 청와대를 거듭해 압수수색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 김태우TV-유튜브 캡쳐
ⓒ 김태우TV-유튜브 캡쳐

“백원우 너희들 죄받는다…숨진 수사관 기억하라”

김 전 수사관은 백아무개 전 청와대 특감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을 강하게 비난했다. 12월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게재하고 “고인이 된 검찰 수사관은 저와 친한 형·동생 사이였다. 이번 정부 청와대에서 열심히 일했고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했다. 상관과 검찰에서도 인정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사관은 백 전 비서관을 향해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는 “백원우 니들 죄받는다. 이 직원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나. 입술이 터지고 잠을 못 자더라도 어떻게든 정보 한 건이라도 구해서 보고하려고 노력했다. 사람을 도구로 쓰지 마라”며 “특히 백원우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이 직원을 기억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이 정공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12월5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법원에서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 판단하고 (청와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해 준 것”이라며 “임기가 절반밖에 지나지 않은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이 발부해 줬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수사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2월5일 방송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유재수 전 금융위 국장의 비위 첩보를 접수했지만 사적인 문제가 나왔다. 민정수석실 안에서 금융 관련 업무 책임자인 백원우 전 비서관에게 금융위에 통지하라고 제가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 조 전 장관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반부패비서관이 통보해야 할 것을 민심을 수집하는 쪽에 이야기했으니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 모두 공범”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사관은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감찰 중단 지시를 내린 ‘윗선’이 문재인 대통령이나 임종석 비서실장일 수도 있다고 암시했다. 그는 11월27일 ‘과연 누굴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하고 조 전 장관은 이미 ‘정권에서 버린 카드’이며 정권이 조 전 장관 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어 그는 “조국은 자기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강한 사람인데 이런 사람이 유재수 감찰을 결정하고 시작해서 비리가 확인됐는데도 아무런 이유 없이 무리하게 덮을 리가 없다”며 “누군가가 조국에게 지시했을 텐데 부하나 동료가 아닌 상관일 가능성이 크고 청와대에서 조국보다 상관은 임종석 비서실장과 문 대통령 2명뿐”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보고서 봤다…이인걸 놀라”

김 전 수사관은 또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된 청와대 내부 보고서를 봤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문건을 촬영했으며, 이 사실을 이인걸 당시 특별감찰반장에게 말하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11월28일 유튜브 방송에서 “(지난해) 특감반에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문서를 봤다.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황운하(당시 울산경찰청장)가 등장하는 수사 동향 보고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자 쓴 첩보는 보안이기 때문에 개인이 생산한 문서는 다른 IO(정보관)에 공유하지 않는다. 그런데 누가 문서를 출력해 놓고 그냥 가버렸고, 보이니까 봤다”면서 “정치인 관련 보고서는 우리의 업무 대상이 아닌 불법이라서 휴대폰으로 (문서를) 촬영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인걸 반장이 지나가길래 ‘이런 게 있던데요’ 하고 문서를 줬더니 당황해하면서 확 잡아채 가더라”며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첩보와 수사가 청와대에서 시작됐구나(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 “청와대와 경찰이 지방선거에 부당 개입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박형철 비서관의 양심 고백과 검찰의 확실한 물증이 있는데도 정치사찰 첩보를 하명하지 않았다고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수사관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관련된 추가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12월3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백 전 비서관이 KT&G 사장 인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KT&G 사장 교체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된 내용이다. 김 전 수사관은 “특감반이 신재민을 잡으러 갔다가 백원우를 발견했다”며 “(KT&G 사장 인선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문건을) 유출한 사람은 찾지도 못하고 오히려 이 사태 전체 범인, 바로 청와대를 찾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 전 비서관이 이인걸 전 특감반장을 압박해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관련 의혹도 경찰에 이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반장은 자료를 살피고 ‘민간업자 이권 다툼에 우리가 개입하는 것 아니냐’며 작성된 첩보를 이른바 ‘킬’했다”며 “(그런데) 한 달쯤 뒤 이 반장이 얼굴이 벌게져서 ‘백원우 비서관에게 혼났어, 혼났어’라고 두 번이나 반복하고 ‘그 해운회사 사장인지 회장인지가 백 비서관에게 전화했나봐. 백 비서관이 적폐청산 관련해 좋은 첩보가 있는데, 왜 이첩이 안 됐냐’고 질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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