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조3000억 규모 예산안, 국회 본회의 통과…‘한국당 패싱’ 현실화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0 21: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본회의장 ⓒ 연합뉴스
국회 본회의장 ⓒ 연합뉴스

512조3000억원 규모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자유한국당은 본회의장에서 '독재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장에게 강하게 항의했지만 예산안 처리를 막진 못했다.

국회는 12월10일 오후 9시 본회의를 열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에서 마련한 예산안 수정안을 처리했다. 한국당은 본회의에 참석해 자체 수정안을 발의했지만 정부 부동의로 표결하지 못했고, '4+1 협의체'에서 발의한 수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표결 결과, 재석 162인 가운데 찬성 156인, 반대 3인, 기권 3인으로 '4+1 협의체'에서 발의한 수정안이 통과됐다. 한국당은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

본회의를 통과한 예산안은 총액 기준으로 512조3000억원 규모다. 4+1 협의체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1조2000억 원가량을 순삭감해 예산안 수정안을 마련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해놓은 감액 심사 내용을 그대로 반영했고, 여기에 추가 삭감을 하는 식으로 예산안 수정안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액된 예산은 주로 노동과 복지에 관한 예산이며, 어린이집 급·간식비 예산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연 민주당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차원의 예산안 협의가 사실상 결렬됐다고 판단하고, 한국당과 추가 협상을 기다리지 않고 4+1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예산안 합의가 완료되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을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같은 날 원내대표간의 '12월10일 예산안 처리' 합의 파기라고 봤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예산 심사 과정을 합의 뒤집기 무대로 전락시켰다"면서 "필리버스터 철회를 위한 어떤 노력의 흔적도, 일말의 진지한 접근도 보이지 않는 점에 강력히 유감을 표시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심재철 한국당 의원은 4+1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여당이 여전히 밀실·밀봉 예산의 무차별 강행통과를 시사한다"며 "앞문을 열어놓고 뒷구멍을 파놓고 있다는 으름장"이라고 지적했다. '앞문'은 전날 복원된 여야 3당 교섭단체의 예산안 협상, '뒷구멍'은 4+1 협의체가 마련한 예산안 수정안 상정을 의미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