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구토 색깔’로 건강 체크하는 법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5 13:00
  • 호수 1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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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동물사전] 색깔에 따라 소화기 어디에 문제 있는지 알 수 있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구토. 뭘 잘못 먹었나? 어디가 아픈 걸까?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 걸까? 구토의 색깔, 형태만으로도 어느 정도 소화기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구토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현명한 보호자가 돼 보자.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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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색 거품이 섞인 구토

흰색 거품과 함께 소화되지 않은 사료가 그대로 나왔다면? 여러분의 반려동물이 사료를 너무 급하게 많은 양을 먹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제대로 씹지도 않고 꿀떡꿀떡 삼켜버린 사료들이 식도에서 침과 함께 덩어리로 뭉쳐 있다가 위로 넘어가지 못한 채 그대로 배출되는 것. 이 경우는 식습관의 교정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이 잘 먹는 것은 안 먹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이기 때문에 마냥 우울해할 일은 아니다.

• 소화된 사료가 나오는 구토

이런 경우는 위장운동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정서적으로는 극심한 스트레스나 컨디션 저하, 질병적으로는 장염, 장협착, 이물질에 의한 장폐색 등 다양한 경우에 위장운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식욕부진, 발열, 활력 저하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권장된다.

• 노란색 액체만 나오는 구토

노란색 액체의 정체는 위액이다. 이런 구토를 흔히 ‘공복토’라고 부르는데 12시간 이상 공복 상태가 지속되면 위산이 위벽을 자극해 구토를 유발하고 먹은 것이 없다 보니 음식물 없이 노란색 위액만 배출된다. 보통 이런 구토는 위가 오랫동안 비어 있는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동물마다 12시간이 훌쩍 지나가도 구토를 보이지 않기도 하고 5~6시간만 위가 비어 있어도 이런 구토를 보이기도 한다. 보통 성견의 경우 아침저녁 하루에 2번 사료를 급여하는데 이런 ‘공복토’를 보이는 경우는 3번으로 나눠서 간격을 줄여주는 것이 권장된다.

• 붉은색이나 갈색 구토

붉은색 피가 나오는 것은 보통 구강에서 식도 어느 지점에 출혈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소화되지 않은 혈액이 구토에 섞여 나오는 것. 갈색에 가까운 어두운 구토를 하는 경우는 위장, 소장의 출혈이 소화되어 짙은 색으로 배출된 것이다. 소장에서 배출된 구토의 경우는 변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 경우 병원에서 구강 내 잇몸부터 식도, 소화기 전반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염증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를 해야 한다.

• 초록색 액체가 섞여 나오는 경우

정상적인 경우, 초록색을 띠는 음식물을 섭취한 후 구토를 했을 때 초록색 구토를 보일 수 있다. 산책을 할 때 풀을 뜯어 먹는 경우 간혹 이런 구토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질병적인 경우 담즙의 역류나 급성 췌장염 증상일 수 있으니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좀 더 정확한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평소 반려동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사료는 언제 얼마나 먹는지, 물은 얼마나 마시는지, 배변은 언제 하는지, 변의 상태는 괜찮은지, 활력은 어떤지 등 평소 상태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이런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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