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황교안, 사장 하다 갑자기 노조위원장”…黃 “일일이 대응 못해”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2.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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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12월20일 오후 국회 본관 앞 에서 열린 공수처법ㆍ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12월20일 오후 국회 본관 앞 에서 열린 공수처법ㆍ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전·현직 대표간 설전이 격화하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홍준표 전 대표의 얘기다.

홍 전 대표는 12월23일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황 대표에 관해 "사장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머리에 띠를 매고 노조위원장을 한다고 해서 국민들에게 감동이 가겠느냐"고 꼬집었다. 황 대표가 최근 대여(對與) 강경투쟁 노선으로 흐르면서 극우화한다는 시각에 대한 촌평이었다. 

그는 "YS(김영삼 전 대통령)·DJ(김대중 전 대통령)가 민주화 단식을 하고 머리에 띠를 매면 메신저와 메시지가 일치돼 국민이 감동을 하고 따라갔다"며 "지금 한국당 지도부의 일부 행태를 보면 메신저와 메시지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의 총선 전략을 놓고도 홍 전 대표는 강하게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박근혜 탄핵의 원인이 뭐냐. 당이 쪼개진 원인이 뭐냐"면서 "대통령(박 전 대통령)이 정당을 독식하려다 '폭망'(폭삭 망함)한 게 4년 전 총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 총선기획단이 자신을 향해 '전략지역' 출마를 권고한 데 대해 "24년 정치하면서 선거를 겁내본 적 없다. 그런데 험지 출마를 해서 한 석을 더 보태는 것이 옳으냐, 정권 교체를 위해서 역할을 하는 게 옳으냐, 그 차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요즘 돌아가는 것을 보니 (황 대표가) 경쟁자들 다 쳐내고 자기 혼자 독식하겠다(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를 향해 "우선 자기가 한번 모범을 보여보라"며 "(서울) 강북 험지에 자기가 출마를 선언하고 난 뒤에 영남·충청에서 3선·4선 한 사람들 전부 고향 버리고 강북 험지로 올라오라고 그렇게 이야기해야 설득력 있다"고 강조했다. 

전략지역 출마 권고에 불응하면 공천 배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선 "정치의 'ABC'(기본)도 모르는 멍청한 주장"이라며 "컷오프를 시키려면 현역 의원이어야 한다. 원외 인사 컷오프는 지역의 여론조사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황 대표는 역시 기자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홍 전 대표의 날선 비판에 대해 "여러 당원들이 하는 말에 일일이 대응하려면 내 일 못 한다"고 일축했다. 

당내 친황(친황교안)계가 형성됐다는 말에 황 대표는 "그건 좋은 현상"이라면서도 "왜 자꾸 없어진 구태(계파) 얘기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간계, 우리는 그런 마음 안 갖고 있다"며 "본인이 당에서 불이익을 받으면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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