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본인의 ‘뉴스룸’ 앵커 하차가 급하게 결정된 건 아니라고 밝혔다. 작년 쯤에 사측과 이미 얘기가 오갔다는 것이다. 세간에 떠도는 ‘타사 이적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손 사장은 12월24일 JTBC 보도국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앵커 하차 문제는 1년쯤 전에 사측과 얘기한 바 있다”라며 “제가 대표이사가 된 후였으므로 나올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했고, 특별히 이유에 대해 묻고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사측이 제안했지만 동의한 것은 저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사장은 또 “제가 급작스럽게 내려간다고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방송사가 앵커 교체를 몇 달 전부터 예고하나요”라고 반문하며 “나름 대외비이므로 미리 조직원들에게 알리는 경우도 없다”고 했다.
이날 일부 언론은 “손 사장이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최승호 MBC 사장 후임으로 갈 것”이란 소문을 전했다. 손 사장은 “타사 이적설도 돌지만 저는 제안 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모든 지라시는 대부분 음해용”이라며 “모두 어떤 경로로 어떤 측들이 만들어 돌리는지 저도 잘 안다”고 했다.
뉴스룸 새 앵커로 서복현 기자가 결정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손 사장은 “서 기자가 (앵커직을) 너무 강력히 사양했다”면서도 “저는 서 기자의 까칠함, 반골기질, 방송능력, 외골수 기질을 높이 샀다”고 했다. 사측도 이런 점을 반겼다고 한다. 손 사장은 “무엇보다도 실제로 (서 기자는)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JTBC 기자들은 손 사장의 하차에 불만을 표명했다.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는 전날 밤 사내 성명서를 통해 “JTBC 보도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온 앵커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반대한다”며 사측에 날을 세웠다. 이와 관련, 손 사장은 “성명서를 비판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어차피 앵커직을 떠난다. 이젠 후임자를 격려하고 응원해서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JTBC는 전날 “메인뉴스를 6년4개월 동안 이끌어왔던 손 사장이 앵커직에서 물러나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손 사장은 이날 오후 사내 회의에서 “다음 달 2일 신년 토론까지만 진행하고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