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유시민 향해 “걸릴 게 없으면 호들갑 안 떨어도 될 듯”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2.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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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이사장의 검찰 사찰 의혹 제기에 ‘페이스북 충고’···“나도 당해봤는데 기다리면 알게 된다” 주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 논전’을 벌이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2월26일 유 이사장을 재차 겨냥해 "걸릴 게 없으면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될 듯"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검찰에 대해 사찰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한 충고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시민 작가는 99% 검찰이 확실하다고 하는데, 검찰에서는 아마 경찰에서 했을 거라고"라며 "검찰의 말이 맞을 겁니다. 경찰에서 뭔가 냄새를 맡고 내사에 들어간 모양이죠"라고 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2017년8월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가수 조영남의 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2017년8월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가수 조영남의 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는 "계좌추적, MB 정권하에서 나도 당해봤어요. 검찰하고 경찰 두 군데에서"라며 "통보유예가 걸려 있었다는 사실은 나중에 통보가 온 다음에야 알게 됐다. 6개월이 걸려 있었는데 기한 다 지나고 마지막 날에야 알려주더군요"라고 밝혔다. 

이어 "촛불집회 이후 한참 MB 정권에서 반격을 하던 시점으로 기억한다"며 통장 뒤져서 뭔가 건수를 잡으려 했는데 잘 안 된 모양이죠. 그거, 기다리면 어느 기관에서 했는지 알려줍디다"라고 전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12월24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인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방송에서 "어느 경로로 확인했는지 지금으로선 일부러 밝히지 않겠지만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며 "제 개인 계좌, 제 처 계좌도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공개 질의를 하겠다. 검찰이 재단 계좌를 들여다본 사실이 있는가, 있다면 사전에 알았나, 제 개인 계좌를 들여다봤는가"라며 "만약 합당한 이유 없이 했다면 검찰을 비판하는 개인의 약점을 캐기 위해 뒷조사와 몹시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을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유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금일 유시민의 알릴레오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검찰은 노무현재단, 유시민, 그 가족의 범죄에 대한 계좌추적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법 집행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악의적 허위 주장을 이제는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바로 전날인 12월25일에도 유 이사장을 비판한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진중권의 논리적 사고력은 그동안 살아본 경험까지 보태져 10년 전보다 낫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이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진 교수의 장점은 논리적 추론 능력과 정확한 해석 능력이었다. 진 교수 스스로 자신의 논리적 사고력이 10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감퇴했는지 자가진단해봤으면 한다"고 말한 데에 응수한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유 작가 비방하지 않겠습니다. 저게 다 자신의 발언과 행동을 일치시키려는 유 작가의 일관된 삶 태도의 발로라 이해합니다. 이 분, 60 넘으셨죠?"라며 유 이사장의 나이도 언급했다. 

이는 유 이사장이 과거 한 강연에서 나이가 들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취지로 말하며 60대가 되면 가능한 책임 있는 자리에 가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 전 교수는 또 페이스북에서 유 이사장의 발언을 소개하며 "왜 이렇게 과잉 반응하는지 모르겠다. 쓸데없이 인신공격을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이 정경심 교수 의혹과 관련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통화한 것을 "취재가 아닌 회유"라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한편, 유 이사장과 진 전 교수는 새해 첫날인 2020년 1월1일 JTBC 신년 특집 토론 프로그램에서 ‘언론 개혁’을 주제로 논쟁을 펼칠 예정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월26일 JTBC에 따르면, 유 이사장과 진 전 교수는 언론학자인 이창현 국민대 교수,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와 함께 언론 불신 현상의 원인과 해법을 놓고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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