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18세 청년 여러분, ‘근태 선생’을 아십니까?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thebex@hanmail.net)
  • 승인 2019.12.31 14: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근태 선생 관찰기》ㅣ최만영 지음ㅣ어슬렁 펴냄ㅣ436쪽ㅣ1만 9000원
ⓒ 어슬렁
ⓒ 어슬렁

여야 정치권의 오랜 대치와 진통 끝에 선거법이 개정됐다. 개정된 법은 세계 추세에 맞춰 투표연령을 만 18세로 낮추었다. 만 18세면 대부분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된다. 비록 부모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혼인신고를 할 수 있는 나이며 본인이 굳이 원할 경우 군입대도 가능하다. 

혹자는 고등학교 교실이 정치판으로 변해 난장이 될 것이라 우려하지만 기존의 정치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어른들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더구나 입시제도가 부모 세대와 판이하게 달라져 다양한 방식의 교육을 받은 세대인 만큼 합리적 토론을 거쳐 합의를 이끌어내는 민주주의적 사고와 판단력이 훨씬 진보하지 않았을까 추측 되지만 이 부분은 교육현장에 있지 않아 확신이 서지 않는다.

투표권이 없었을 때는 선거에 관심 자체가 없다 보니 정치적 주관도 분명치 않았겠지만, 투표권이 생긴 이상 정치와 선거에 더 많은 관심을 갖다 보면 자신만의 정치적 주관도 보다 구체적으로 설 것임이 분명하다. 특히 언제나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교육과 입시, 진로설정, 취업문제 등의 제도 개선에 이들의 목소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게 된 것은 이번 선거법 개정의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고로 18세 청년들이 어른들의 우려를 떨치고 당당하게 주권을 행사하려면 이제부터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해야 한다. 주위에 이것을 가르치려는 어른들이야 넘치겠지만 좀 걱정이 되는 점은 그들 대부분이 민주주의에 대한 합리적 교육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청년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려는 시도에서 끝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니 18세 청년들이여! 그대들의 큰아버지뻘 되는 사람 중에 ‘민주주의자 김근태’라고 있었습니다. 우리 현대사에 큰 획을 그었던 민주화 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뜨고 없답니다. 민주주의 공부를 위해 그를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봤던 정치적 동지가 쓴 책 《근태 선생 관찰기》를 읽고, 이 사람에 대해 더 궁금해지거든 《민주주의자 김근태 평전》(김상웅. 현암사. 2012)까지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