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동 화약고에 다이너마이트 던졌다”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1.0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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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부 실세 암살로 연쇄 테러 우려
북한 비핵화 협상에도 영향 줄듯
1월4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 나자프에 있는 시아파 성지 이맘 알리 영묘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와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의 시신을 운구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월4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 나자프에 있는 시아파 성지 이맘 알리 영묘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와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의 시신을 운구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방금 다이너마이트를 불쏘시개 상자(Tinderbox)에 던져 넣었다.”

미 정가에서 '외교통'으로 통하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은 최근 미군의 무인기(드론) 공습으로 이란 군부의 최고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가 사망하자 이렇게 논평했다. 현지시간으로 1월3일에 전개된 공습에 대해 미국은 ‘방어적 행동’이라며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냉담한 반응이다. 당장 군부 실세를 잃은 이란은 보복을 다짐하고 나서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신정일치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긴급 성명을 내고 “그(솔레이마니)가 흘린 순교의 피를 손에 묻힌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며 보복 테러를 예고했다. 행정부를 책임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솔레이마니의 유족을 찾아가 위로하고 복수를 다짐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최근 크게 고조되고 있었다. 미국은 지난해 말인 12월29일 ‘이란의 대리군’으로 통하는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를 공격한 바 있다. 이들 조직은 이번에 사망한 솔레이마니가 지휘해온 조직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미국은 이라크 내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이라크와 중동에서 긴장이 높아짐에 따라 모든 미국인들은 이라크를 즉시 떠나라”며 긴급 소개령을 내렸다. 당장 이튿날인 1월4일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바그다드 북부 알 발라드 공군기지에 로켓포 3발이 떨어져 이라크 군인과 민간인 등 여러 명이 다쳤다.

 

이라크 내 미군기지지 로켓포 공격 받아

외신의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라크는 물론 시리아·예멘·레바논·팔레스타인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이란 군 지도자의 사망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으로까지 확대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에 이어 이번 공습을 승인한 것을 보면 그가 미국의 군사력 사용에 점점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핀셋형 작전’에 앞으로 미국 정부가 더 목을 맬 거라는 것이다.  미국 내에선 이번 암살 작전을 협상이 답보상태에 놓인 북한 비핵화와 연계시키려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보복공격이 거론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4일(현지시간) 이라크가 미국인을 공격한다면 이란의 52곳을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오랜 기간 (미국의) 골칫거리였다”면서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이란의 52곳을 공격 목표로 정해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2라는 숫자는 1979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이 압류된 뒤 이란에 인질로 잡혀 있던 52명의 미국인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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