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참여 ‘숙의 민주주의’ 성과에 자부심 느낀다”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4 16:00
  • 호수 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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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역경제 가능성 보여준 허성무 창원시장
“혁신성장 동력 확보와 사회 갈등 치유에 사력 다했다”

100만 도시 창원시를 이끌고 있는 허성무 시장은 지난 1년간 지역경제를 부활시키고 만연해 있는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2018년 7월 취임 이후 ‘3대 혁신성장’ 동력원을 확보하는 걸음으로 지역경제 부활을 도모했고, 사회 갈등 현장에서도 최일선에 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바탕으로 허 시장은 ‘2020 창원 경제 대도약’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얼마 전 새 운동화로 갈아 신은 그를 1월6일 창원시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허성무 창원시장 ©연합뉴스
허성무 창원시장 ©연합뉴스

지난 한 해 창원시는 무엇보다 스타필드 입점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컸던 것으로 안다.

“참으로 오랫동안 사회적 갈등 양상을 보였던 현안이다. 지난 2016년 신세계 측이 의창구 중동 상업용지를 매입하면서 지역사회는 입점을 두고 갈라졌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기존 상권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반대했고,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 권리를 요구하는 시민들은 찬성했다. 이 때문에 갈등 해소를 위해 사회적 합의가 절실했다. 어떤 결정이 창원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시민의 진정한 뜻을 찾아내야 했다.”

공론화위 결정에 대한 후유증은 없나.

“지난해 10월 시민 200명이 참여한 공론화위원회가 숙의(熟議) 민주주의를 통해 입점을 결정했다. 단순한 공청회 수준을 넘어 시민이 전문적 지식을 학습하고 토론하며 결론을 이끌어냈다. 정치권과 지역 리더들이 수년 동안 논의만 하고 질질 끌었던 갈등 현안을 시민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직접 결정한 것이다. 공론화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휘된 것으로 창원 갈등의 해결 대안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결정 후에도 시장실이나 공론화위원회 등에 항의 전화가 거의 없었다. 스타필드 입점 공론화 결과를 존중해 준 시민들께 감사하다.”

마산해양신도시 개발도 해묵은 갈등 중 하나다. 

“그렇다. 마산해양신도시는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가포 신항 개발 과정에서 나온 준설토로 만든 인공섬(64만2000㎡ 규모)이다. 현재 공정률 80%로, 도로 등 기반시설을 제외한 부지 조성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옛 마산시 시절인 2003년부터 시작된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은 아직까지 개발 방안이 정해지지 않았다. 민간사업자 공모도 세 차례나 무산됐고, 시민과 시민단체 등의 개발 의견도 분분하다.” 

개발 방향을 올해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부터 창원시정연구원 등이 공공성 향상을 전제로 개발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 사실 창원시는 환경단체와 마산통합상인연합회 등의 건의 사항, 국회 토론에서 제시된 의견, 해외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해 개발 방향을 결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 공공성 향상을 위한 대규모 녹지 공간 확보, 3000억원 넘게 들어간 사업비 회수, 시민이 공유하는 문화복지 공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르면 3월경 그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신중한 결정으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만큼 지켜봐 달라.”

지난해 지역경제 부활을 위해 동분서주했는데.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게 시급했다. 사흘이 멀다 하고 중앙정부 문턱을 넘었다. 그 결과 창원국가산업단지 스마트 선도 산단 선정, 강소연구 개발특구 지정, 무인선박 규제특구 선정이란 3대 혁신성장 동력원을 확보했다. 이에 힘을 얻어 오는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600곳을 구축하기로 했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돼 제조업이 부활할 것으로 확신한다. 해양방위산업전과 방산·항공 수출상담회도 열어 신성장 산업의 확대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지난해는 창원 경제 부흥을 위한 초석을 확실히 다졌다고 자부한다.”

지난해 12월 창원시는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수도권 기업 CEO 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9 창원시 수도권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허성무 창원시장이 투자 인프라 및 인센티브 지원제도를 직접 소개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지난해 12월 창원시는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수도권 기업 CEO 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9 창원시 수도권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허성무 창원시장이 투자 인프라 및 인센티브 지원제도를 직접 소개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창원시가 ‘수소 산업’ 도시로도 주목받고 있다.

“수소차는 정부가 선정한 ‘3대 중점육성 신산업’ 중 하나인 미래차의 핵심 분야로 꼽힌다. 지난해 6월 창원에서 열린 ‘수소버스 제막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한 데 한껏 고무돼 있다. 아시다시피 창원시는 이미 수소 산업 관련 연구·실험·생산 등 전 단계를 아우르는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 수소 시내버스 정식 운행, 수소액화 생산기지 구축 등 지원 대책을 통해 수소 산업 역시 창원을 중심으로 지도가 그려질 것이다.”

지역경제 부활은 무엇보다 기업 유치와 깊은 관련이 있다.

“창원시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고 시뮬레이션 기반의 전통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프랑스 다쏘 시스템을 오랜 기간에 걸친 협상 끝에 창원에 유치하는 결심을 맺었다. 또 그에 앞서 지난해 11월 국내 굴지의 ICT 기업인 삼성SDS 동남지역본부도 유치했다. 창원시 전 공무원이 기업 유치를 위해 국내외 현지를 찾아가는 등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 노력의 결과다. ICT 기업뿐만 아니라 방산기업인 한화디펜스, 식품기업 (주)하이랜드푸드 등을 유치해 투자금액 1조500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는 지난 2018년 대비 5배에 달하는 쾌거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기업 유치 성과를 낸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올해도 시민들의 기대감이 클 듯한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올해 국내 최고의 클라우드 기업인 NHN을 창원에 유치하기 위해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또 국내 최대 정보통신사와도 투자를 논의 중이다. 통상 혁신기업은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다. 많게는 50개 이상 관련 업체들과 함께 투자사업에 참여하는 경향이다. 기업 유치 성과를 기대해도 좋은 이유다. 식품기업과 굴지의 ICT 기업이 기계산업 일색의 창원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만큼 창원에 기업의 미래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기계산업에 첨단 ICT가 결합해 신산업을 창출한다고 가정해 보자. 투자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창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지 않은가. 글로벌 혁신기업 등의 유치로 시민과 기업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

최근 시정연설에서 강조한 '정의로운 경제도시'는 무슨 의미인가.

"창원시는 2020년을 대도약과 대혁신의 해로 선포했다. 나눔과 분배, 평등과 존중받는 노동 가치, 도시와 농·어촌의 공동 성장이 핵심이다. 지역 생산품의 판로를 개척하는 등 민생경제 선순환 구조를 강화할 것이다. 일자리가 넉넉한 희망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창원 정착형 청년희망사업과 중·장년 경력활용 일자리사업을 활발히 펼쳐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각오다. 또 공공부문 행정 서비스 분야에 사회적 기업화 정책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회적 경제와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농·어촌의 경쟁력 강화도 필수다. 어촌 뉴딜 300 사업 등을 통해 창원이 미래 기술과 역량을 갖춘 6차 산업 중심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지난해는 민주화 가치를 더 높인 한해였다.

"지난해는 기미년독립운동 100주년,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이 되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해였다. 특히 40년 만에 10월16일이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을 모시고 정부 주관으로 기념식을 개최한 뜻 깊은 한해였다."

'민주주의 전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는 3·15 의거 60주년이 되는 해다. 3·15 의거는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부정 선거에 항거해 마산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이자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선언을 이끌어 내는 등 한국 현대사 최초의 민주·민족 운동으로 인정받고 있다. 창원시는 3·15 의거 60주년 범시민 공감 기념사업을 펼쳐 창원만의 역사 정체성을 재정립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창원은 3·15 의거, 4·19 혁명, 10·16 부마민주항쟁, 6·10 항쟁의 성지다. 민주주의 전당 건립으로 민주주의 의식 재조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도 있을 듯하다. 내심 기대했던 특례시 지정이 안 된 점도 그렇고.

“창원특례시 지정 무산이 지난해 가장 아쉽다. 민선 7기 출범과 동시에 시민들과 함께 특례시 추진을 위해 애를 많이 썼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해 3월 특례시 지정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을 때 한껏 고무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제대도 된 논의조차 없었다.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줘서 정말 송구하다. 창원시 공무원들이 시민들에게 보다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어 안타깝다. 특례시 추진은 멈출 수 없는 현안이다. 창원이 발전된 미래로 성장하는 데 특례시 지정은 매우 중요한 단계다.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올해 총선에 출마하는 지역 국회의원 모두가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전방위 노력을 다하겠다.” 

새해 시민들에게 전할 희망의 메시지가 있다면.

"오늘날 우리가 처한 국면 하나하나가 분명 위기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경제대도약'과 '창원대혁신'을 향해 시민 여러분의 힘을 모아 달라. 그 행렬의 선두에는 시장이 앞장서고 열심히 하겠다. 깨어나는 창원경제, 가슴 뛰는 사람도시 창원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성원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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