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빠지는’ 기획형 프랜차이즈 대처법
  • 김상훈 창업통 소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6 10:00
  • 호수 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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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의 창업시장 속살] 브랜드 단기간에 급증했지만, 창업자는 ‘단명’ 주의

올해 1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6330개에 달한다. 이 중 외식업 브랜드는 전체 브랜드의 75%가 넘는 4778개다. 불과 2년 전인 2018년 초만 해도 공정위에 등록된 브랜드 수는 5800여 개였다. 한 해 10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새로 생겨나고, 700~800개 브랜드가 폐업하기를 반복하면서 결과적으로 2년 새 브랜드 수가 500개 이상 늘어난 셈이다. 신규 브랜드가 계속 많이 생겨난다는 것은 창업시장 관점에서 어떤 의미일까? 창업시장의 속내를 잘 모르는 일반 창업자나 초보 창업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기가 불경기일수록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더 급속히 증가한다.

단기간 내 가맹점을 확장하고, 신규 점포가 늘지 않으면 해당 브랜드를 포기하는 ‘치고 빠지기 식’ 기획형 프랜차이즈 영업 행태가 성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단기간 내 가맹점을 확장하고, 신규 점포가 늘지 않으면 해당 브랜드를 포기하는 ‘치고 빠지기 식’ 기획형 프랜차이즈 영업 행태가 성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명 고깃집 프랜차이즈, 가맹점 영업의 비밀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모델을 살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 수익구조는 개설 마진과 유통 마진으로 나눌 수 있다. 브랜드 특성에 따라 신규 가맹점의 개설 마진이 본사의 절대수익을 차지하는 브랜드도 있다. 또 개설 마진보다는 가맹점 확장을 통한 개별 가맹점에 원재료를 납품하고 이익을 취하는 유통 마진에 치중하는 브랜드도 있다. 물론 상당수 브랜드들은 개설 마진과 유통 마진을 동시에 취하는 브랜드가 많은 편이다.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 본다면 창업 경기가 불안해지면 창업자들의 움직임이 둔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가맹점 창업시장도 얼어붙게 된다. 신규 가맹점이 생겨나는 개설 속도 또한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신규 가맹점 개설이 늦춰지게 되면 본사 입장에서는 신규 가맹점 개설에 대한 개설 수익이 줄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획형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또 다른 신규 브랜드를 만든 후 창업박람회에 선보이면서 신규 창업자들의 가맹점 개설을 독려하게 된다. 2008년 8월 가맹거래사업법이 발효됐지만, 이런 현상은 무한반복되고 있다.

최근 한 고깃집 프랜차이즈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자본력을 필두로 해서 무려 400개 넘는 가맹점을 단기간에 오픈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히 ‘성공신화’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의 가맹점 창업자 입장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릴 것인지는 그 속내를 따져봐야 할 문제다.

이렇게 단기간에 특정 브랜드가 수백 개 가맹점을 확보한 사례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전혀 놀라운 뉴스는 아니다. 단기간에 가맹점 수가 늘어난 브랜드의 경우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영업을 대행해 주는 프랜차이즈 전문 영업대행 역할을 하는 부동산 컨설팅업체들이 내밀하게 결탁해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최근 해당 브랜드의 가맹점 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신규 창업자들에게 노골적으로 ‘치고 빠지기 식의 창업’을종용한다. 실제 한 창업자는 ‘지금 계약하는 갈비 브랜드는 2년만 영업하시고, 2년 후에는 우리 회사에서 새롭게 출시하는 돈가스나 닭갈비, 피자 브랜드를 가맹하시면 된다’는 권유를 받았다고 필자에게 토로했다.

기획형 브랜드의 속성상 단기간에 가맹점을 확장하고, 신규 가맹점이 늘지 않으면 미련 없이 해당 브랜드를 포기한다. 이런 ‘치고 빠지기 식’ 영업 행태는 국내 프랜차이즈 창업 현장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변수가 많은 국내 창업시장에서 이런 창업법이 꼭 틀린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창업자 입장에서 본다면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의 변화 속도에 맞게 유연성 있게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 또한 중요한 창업자 역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일한 특정 브랜드가 1~2년 안에 내수 규모 5000만 명에 불과한 국내 창업상권에서 수백 개 가맹점이 동시에 오픈하게 되면 반드시 해당 브랜드의 수명곡선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창업시장의 자명한 이치다. 모든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수명곡선을 결정하는 것은 업계가 아닌 소비자의 몫이다.

국내 음식 소비자들은 늘 갈 곳이 많다. 인구 대비 70명당 1개 음식점이 영업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웃 나라 일본과 비교해서도 2.5배 이상 경쟁이 치열한 형국이다. 단기간에 동일 브랜드가 이곳저곳에서 많이 생겨나면 소비자들도 초기엔 몰려가지만, 머지않아 금방 식상함을 느끼고 되고, 어느 순간 해당 브랜드에 대한 소비를 거의 멈추게 된다. 즉 단기간에 특정 브랜드가 많이 생겨나면 생겨날수록 소비자들의 구매욕 또한 금방 곤두박질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유행 업종, 유행 브랜드의 숨겨진 공식이다.

 

“본사 성공이 창업자의 성공은 아니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창업자 입장에서 정리하면 이렇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신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많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목격되는 단기간 내에 가맹점이 급속히 늘어나는 브랜드가 꼭 좋은 브랜드일 것이라는 허상을 버려야 한다. 가맹점 개설 속도가 빠른 아이템일수록 사업성 관점에서 본다면 양질의 아이템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단기간에 가맹점 확장이 빠른 브랜드일수록 해당 브랜드의 수명곡선은 짧아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단명하는 유행 브랜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막대한 마케팅을 통해 짧은 기간에 가맹점 늘리기에 성공한 브랜드는 시장의 이슈가 되는 브랜드일 수 있다.

물론 해당 브랜드의 본사 입장에서는 성공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게다. 하지만 본사 입장에서의 성공이 가맹점 창업자들의 지속 가능한 성공지수와는 거리가 멀 수 있다. 초보 창업자 입장에서 치고 빠지는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것은 어쩌면 단기간의 성과는 있을 수 있지만, 창업 인생 관점에서 본다면 단명하는 가맹점 창업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브랜드 선정에 대한 판단 기준을 더 예리하게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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