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달걀·고등어·햇볕의 공통점 뭘까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8 10:00
  • 호수 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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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의 생생건강] 모두 아이 키 성장에 필요한 것들…패스트푸드·가당 음료는 불필요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의 키다.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식사법과 운동법에 관심이 집중되고, 심지어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건강기능식품까지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사실 키는 유전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북유럽인의 평균 키가 아시아인보다 큰 것은 유전적인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민족인 북한 사람과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키 차이가 큰 이유는 영양 수준과 보건의료 서비스 차이라고 할 수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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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인스턴트식품은 키 성장의 걸림돌

지난 100년간 세계 각국 사람들의 키 변화 추이를 조사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전 세계 남성의 평균 키는 162cm에서 171cm로 9cm, 전 세계 여성의 평균 키는 151cm에서 159cm로 8cm 커졌다. 남녀 모두 평균 신장이 5% 정도 증가한 셈이다. 아마도 영양 공급과 보건의료 수준이 향상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유럽을 비롯한 고소득 국가에서는 평균 키 성장이 멈춘 상태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평균 키 증가세가 멈추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영양과 보건의료 요인이 유전적 최대 신장에 근접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 섭취가 늘어나면서 영양 불균형이 초래되고 신체활동량이 줄어 비만이 증가하면서 평균 신장의 증가를 가로막고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최종 키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것은 유전적인 요인이다. 60~80%를 좌우한다. 하지만 영양이나 운동 등 환경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하므로 이 부분을 잘 관리하면 키를 크게 할 수 있다.

키 성장엔 고른 영양소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밥, 채소, 과일 등을 고루 먹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고기, 생선, 달걀, 우유 등에 풍부한 단백질이다. 또 설탕, 포화지방, 트랜스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가당 음료를 제한하는 것 역시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

뼈 성장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D가 충분히 공급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달걀노른자, 고등어, 말린 버섯 등을 챙겨 먹는 것이 필요하다. 게다가 햇볕을 충분히 쬐어 체내에서 비타민 D를 합성하도록 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신체활동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잠을 충분히 자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면서 빠른 키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많은 역학 연구에서 성인기 키가 클수록 총사망률이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러 나라에서 평균 신장의 증가 폭이 클수록 국민의 건강 수준과 평균수명이 향상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따라서 영양 수준과 보건의료 서비스의 향상을 통해 국민의 평균 신장이 늘어난다면 우리 국민의 건강 수준도 동반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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