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하한 이해찬…공격하려다 헛발질한 한국당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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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선천적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의지 약해” 발언 일파만파
한국당 “그릇된 생각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 보태려다 논란 확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장애인 혐오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를 비판하려던 자유한국당도 장애인 비하가 담긴 논평을 내놓아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2월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2월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해찬 대표는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에 출연해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서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정상적으로 살던 것에 대한 꿈이 있어 의지가 강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됐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민주당 1호 영입 인재가 된 최혜영 강동대 교수에 대해 말하던 도중이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선천적 장애인은 후천적 장애인보다 열등하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곧바로 장애인 비하 논란이 불거졌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과거에도 장애인 비하 논란을 일으킨 적 있어 비판여론이 확산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말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영상을 내렸다. 이 대표는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했는데, 이런 인용 자체가 많은 장애인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부적절한 말이었다. 장애인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했다.

이 대표의 사과에도 한국당은 강한 어조의 비판을 내놨다. 박용찬 대변인은 “뼛속까지 장애인 비하가 몸에 밴 것이다. 아무리 인재영입을 한들 무슨 소용이냐”며 “대한민국 장애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석고대죄하고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으로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월2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새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시사저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월2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새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시사저널

문제는 한국당 역시 이 대표를 몰아붙이는 과정에서 장애인을 비하의 의미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박 대변인이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다.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라고 지적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장애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날 이 대표와 박 대변인의 발언을 지적하는 성명서를 연달아 내고 “이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을 비판한다면서 장애인 차별 발언으로 마무리한 한국당도 장애인 차별 발언을 제발 멈추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도 250만 장애인에게 즉각 사과하기를 촉구한다. 형식적인 장애인인권교육이 아니라 제대로 교육을 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당은 두 시간여 만에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한 뒤 논평을 다시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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