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글로벌시티 고위 간부, 부적절한 상가분양 개입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0.01.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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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계약 마치고 임대차계약 치렀는데…분양대행사에게 분양계약 취소 요구
지인 단체에게 ‘몫 좋은 상가’ 재 분양 시도…“민원제기 안했으면 묻혔을 일”

인천글로벌시티의 고위 간부가 분양계약이 마무리된 송도 아메리칸타운의 상가를 자신의 지인단체가 분양받도록 하기 위해 부적절한 개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미 임차인이 확보된 상가분양계약서를 자신의 지인단체가 손에 쥘 수 있도록 기존의 상가분양계약을 뒤집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기존에 상가를 분양받은 투자자의 입장에선,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빼앗길 뻔 했던 셈이다.

상가분양계약은 기존에 상가를 분양받은 투자자와 분양대행사가 거세게 항의하면서 본래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인천글로벌시티의 고위 간부는 “자체적으로 분양투자자를 확보한 것”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하게 상가분양에 개입했다는 눈총을 사고 있다.

인천 아메리칸타운 상가 조감도 ⓒ인천글로벌시티 제공.
인천 아메리칸타운 상가 조감도 ⓒ인천글로벌시티 제공.

분양대행사, 국민신문고에 ‘권리침해’ 민원 제기 

20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인천글로벌시티는 2019년 9월17일 A분양대행사와 송도 아메리칸타운 아이파크의 지상2층 판매시설(상가) 88곳에 대한 분양대행계약을 맺었다.

A분양대행사는 2019년 11월8일에 상가 88곳 중 6곳에 대해 B씨와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A분양대행사는 또 B씨가 ㈜셀트리온과 상가 임대차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중개했다. B씨는 상가를 분양받자마자,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은 임차인도 생긴 셈이다.   

B씨의 상가 임대수익률은 10%이다. 이는 송도국제도시에서 비교적 높은 상가 임대수익률이다. 특히 대기업과 안정적인 임대차계약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부러워할 만한 분양·임대차계약’이라는 게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인천글로벌시티 측은 A분양대행사에 이미 B씨와 분양계약과 임대차계약이 마무리된 상가 6곳 중 3곳의 분양계약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천글로벌시티 측이 이미 자체적으로 분양투자자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 대신에 A분양대행사에 상가 3곳에 대한 분양대행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분양대행수수료는 분양대금의 7%다.

A분양대행사는 B씨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B씨에게 이미 납입된 상가 3곳의 계약금을 중도금으로 전환시켜 주는 방법으로 인천글로벌시티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B씨의 입장에선, 상가 3곳의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빼앗기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인천글로벌시티는 A분양대행사와의 약속을 뒤집었다. A분양대행사에 지급하기로 한 분양대행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이에 A분양대행사는 인천글로벌시티가 분양대행계약 내용을 어겼고, 정당한 권리를 침해했다며 국민신문고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A분양대행사의 민원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 이첩되는 등 문제가 불거지자, 인천글로벌시티는 상가 3곳에 대한 분양계약을 다시 B씨에게 환원시켰다. 또 A분양대행사의 실적을 인정하고, 분양대행수수료도 지급하기로 했다.

인천글로벌시티 CI ⓒ인천 글로벌시티 제공.
인천글로벌시티 CI ⓒ인천 글로벌시티 제공.

 

“투자유치 활동일 뿐…분양대행사의 음해”

이런 과정에는 인천글로벌시티의 고위 간부를 맡고 있는 C씨가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C씨가 셀트리온이 임차한 상가 3곳을 자신의 지인단체가 분양받을 수 있도록 나섰다는 것이다.

C씨는 “B씨가 분양계약을 체결한 상가 6곳 중 3곳은 산악회에서 알게 된 지인의 단체가 임대수익을 낼 목적으로 이미 14억원에 계약하기로 했었다”며 “지인의 단체 이사회에서 투자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면서 계약금 지급이 안됐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글로벌시티의 간부로서 분양투자자를 모으는 투자유치활동을 한 것인데, 분양대행사가 음해성 민원을 냈다”며 “직접 분양투자자를 유치하면 인천글로벌시티가 분양대행수수료를 아끼는 측면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얻는 이익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A분양대행사는 인천글로벌시티가 B씨의 분양계약을 취소시키기 위해, 이미 상가 3곳의 계약금이 납입됐다는 거짓말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분양대행사 관계자는 “B씨와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B씨와 셀트리온의 임대차계약이 진행된 후에 C씨가 지인의 단체에게 상가를 되팔려고 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이미 계약금을 납부 받았다는 얘기도 거짓으로 들통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씨에게 면담을 신청했지만 내근중인데도 만나주지 않았다”며 “국민신문고와 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묻혔을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인천글로벌시티 내부에서 C씨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자신의 지인 단체에게 ‘몫 좋은 상가’를 손에 쥐어주기 위해 부적절한 개입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인천글로벌시티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C씨가 산악회에서 알게 된 자신의 지인 단체에게 몫 좋은 상가를 분양해 주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경영진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고 있지만, 직원들은 부적절한 개입으로 보는 시각이 적잖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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