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보다 안정’ 택한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0.01.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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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대표이사 유임…부사장 4명 사장 승진
스마트폰 수장에 ‘초고속 승진’ 50대 노태문

삼성전자의 선택은 ‘변화보다는 안정’이었다. 삼성전자는 1월20일 3인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하고 스마트폰 사령탑에 노태문(52) 사장을 선임하는 등의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날 단행된 정기 사장단 인사는 사장 승진 4명, 위촉업무 변경 5명 등 총 9명 규모다. 이번 인사는 3인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하면서 IM 부문 무선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50대 초반의 젊은 사장에게 맡긴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비롯해 회사 핵심 경영진이 여러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대표이사들은 바꾸지 않으며 큰 틀에서는 안정을 지향한다는 이 부회장의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즉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셈이다.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IM 부문은 스마트폰·PC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와 통신장비 사업을 하는 네트워크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진 고동진 사장이 IM부문 대표와 무선사업부장을 겸직해왔다. 노 사장은 2018년 부사장에 오른 뒤 1년 만인 2019년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다시 1년 만에 무선사업부장이 됐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 차기 CEO로 더욱 유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는 부문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전사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한편 후진 양성에 더욱 전념하길 기대한다”며 “갤럭시 신화를 일군 주역인 52세 젊은 리더인 노 사장은 참신한 전략을 제시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김기남 부회장, 소비자 가전 CE 부문장 김현석 사장, IT·모바일 분야의 IM 부문장 고동진 사장은 유임했다.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은 대외업무(CR·Corporate Relations)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언론인 출신인 이 사장은 해체된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을 역임한 언론·홍보 전문가로 국정농단 사태 이후인 2017년 11월부터는 사회공헌업무를 총괄해왔다. 이 사장이 삼성이 쇄신 의지를 담아 출범하는 준법감시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기로 한 데 이어 CR 담당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대외 업무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부사장 4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IM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부사장이 사장으로, 종합기술원 황성우 부원장이 원장으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최윤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SDS 사업운영총괄 박학규 부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 후속으로 부사장 이하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곧 마무리할 예정이다. 후속 인사는 늦어도 설 연휴 이전인 이번 주에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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