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게 절대 먹이면 안 되는 음식들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2.04 16:00
  • 호수 1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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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은 개와 고양이 모두 중독 증상, 포도.양파 등도 피해야

반려동물에게 반드시 먹이지 말아야 할 음식은 무엇일까. 초콜릿은 적은 양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초콜릿에 포함된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성분이 반려동물의 체내에 들어가면 분해되기 어려워 구토, 설사, 고열, 호흡 곤란, 심박수 증가, 발작, 경련 등 중독 증상을 유발한다. 이런 증상은 보통 섭취 후 6시간 후에 나타나며 2~3일간 지속되기도 한다. 

이미 섭취한 경우 가능한 한 빨리 동물병원을 찾아 응급 대처를 해야 한다. 섭취한 초콜릿의 종류와 양을 담당 수의사에게 알려주는 것도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섭취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면 구토를 유도해 볼 수 있고, 섭취한 지 비교적 시간이 오래 지났을 때는 배출을 돕기 위해 수액을 맞도록 한다. 초콜릿은 개와 고양이 모두에게 중독 증상을 일으키니 먹는 일이 없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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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한 알로도 치명적일 수 있어 

포도는 반려동물의 신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유발하는 독성을 갖고 있다. 아직도 포도의 어떤 성분이, 얼마 정도의 양을 섭취했을 때 반려동물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하지만 단 한 알만으로도 치명적인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 포도를 먹은 반려동물은 몇 시간 내로 구토와 복통 증상을 나타내고 점점 식욕을 잃고 기력이 없어진다. 이런 증상이 수일간 계속될 수 있고, 급성 신부전으로 인해 배뇨량이 줄어들고 배뇨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특별한 치료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섭취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 구토를 유발하거나 활성탄을 통해 섭취한 포도의 전신 흡수를 조금이라도 막는 게 좋다. 마찬가지로 섭취가 오래된 경우 수액 치료를 통해 배출을 돕는 것이 권장된다. 포도 섭취를 빨리 발견하고 응급처치를 한 경우는 예후가 좋은 편이다. 반대로 대처가 늦어질수록 신장이 망가지고 치료되더라도 만성 신부전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양파 또한 반려동물이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다. 양파에 들어 있는 설파이드 성분은 적혈구를 파괴해 용혈성 빈혈을 유발한다. 이런 성분은 양파를 튀기거나 익히는 등 조리를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양파를 섭취하게 되면 하루 이틀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식욕이 떨어지고 구토와 설사,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난다. 빈혈로 인해 구강 점막이나 코가 창백해지는 증상도 보이며 황달이나 혈뇨, 심한 경우 경련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양파 중독 또한 해독제가 없다. 혈액검사를 통해 양파 중독에 대한 진단 후 수액 처치를 하거나 빈혈이 심하면 수혈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구강 관리 식품에 포함된 자일리톨도 절대 반려동물에게 먹이지 말아야 할 음식 중 하나다. 개와 고양이의 경우 섭취한 자일리톨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저혈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자일리톨 중독 증상은 섭취 후 30분 이내에 빠르게 발생하며 구토, 기력 저하, 발작 등 증상과 함께 저혈당 증상이 나타난다. 자일리톨은 치아 관리 식품뿐 아니라 산딸기에도 포함되어 있다. 자일리톨을 섭취했을 때는 가능한 한 빨리 구토를 유발해 체내 흡수를 막는 것이 좋고,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대증치료를 진행한다. 임상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치료에 대한 예후가 좋지만, 간부전이나 발작 등 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 반려동물이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보호자가 이해하고 주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평소 반려동물이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스스로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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