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직 사퇴 거부…안철수는 탈당 선언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1.2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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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오너가 CEO 해고 통보하는 듯”…안 “당 재건 불가능해졌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요구한 대표직 사퇴에 대해 거부의 뜻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당을 재건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요구에 대해 “개인 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 통보하는 듯 일방적이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당권을 내려놓는다고 한 적이 없다”며 대표직 사퇴를 거부했다.

손 대표는 “당권을 내려놓는다, 이런 말씀을 전혀 드린 일이 없다”면서 “안철수 대표가 당을 위해서 총선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최대한의 권한을 주도록 하겠다는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안 전 대표는 “나는 무례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손 대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안 전 대표는 “당이 위기 상황이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당원들의 뜻을 묻자고 한 제안에 대해서 왜 당 대표께서 계속 회피하시는지 저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안 전 대표는 결국 당을 떠나 새로운 정당을 세우는 길을 선택했다.

안 전 대표는 1월29일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면서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며 “(바른미래당 재창당이)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안 전 대표는 정계 복귀를 선언하고 지난 1월19일 귀국한 지 열흘 만에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게 됐다. 앞으로 신당 창당 등 독자 행보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은 담대한 변화의 새 물결이 필요하다”며 “기성의 관성과 질서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난관을 깨고 나갈 수 없다. 저 안철수의 길을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그는 “실용적 중도 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해 나간다면 수십 년 (누적된) 한국 사회의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을 재창당해 그러한 길을 걷고자 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동 창업주’인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에 이어 안 전 대표까지 당을 떠나면서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공중분해’ 상태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은 비례대표인 점 등을 고려해 일단 당에 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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