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계’ 이찬열마저 떠난 바른미래당, 원내교섭단체 지위 잃었다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2.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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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열 의원 “이제 한계인 것 같다” 탈당 선언…비례 의원들도 제명 요구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갑)마저 당을 떠나며 손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

이 의원은 4일 오전 배포한 탈당선언문에서 “저는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나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이 의원은 “피도 눈물도 없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정한 정치판이지만 저라도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제 한계인 것 같다”며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다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대표를 향해 “손학규 대표님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다. 손 대표님이 안 계셨더라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며 “손 대표님과의 의리를 제 삶의 도리라 여기는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의원은 2009년 재·보궐선거에서 손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국회에 입성했고 3선을 하는 동안 손 대표와 운명을 함께해 왔다. 그는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손학규계’로 통한다. 2016년 10월에는 손 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기도 했다.

이 의원이 당을 떠남에 따라 바른미래당 의석수는 기존 20석에서 19석으로 줄어들었다. 원내교섭단체로 활동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무더기 탈당이 현실화할 경우 순식간에 '의원 0명'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철수계인 비례대표 의원들이 제명을 요구하고 있고, 당권파 의원들마저 손 대표의 퇴진을 압박하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릴레이 탈당이 이뤄질 수 있다.

당내 상당수 의원은 손 대표가 끝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집단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바른미래당 의원 19명 중 6명은 지역구 의원으로, 이들은 손 대표가 오는 2월10일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는 입장이다.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되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원직 유지를 위해 당에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13명의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6명은 ‘안철수 신당(가칭)’에 합류할 안철수계로 분류된다.

안철수계인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해당 행위를 하고 있는 ‘안철수 신당’ 참여 비례대표 의원들을 즉각 제명해 달라”고 ‘셀프 제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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