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최초 경고한 中의사 리원량 사망…“영웅이 죽었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2.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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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알리고도 ‘거짓유포’로 처벌
환자 돌보다 감염돼 사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중국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결국 사망했다.

리원량 의사를 추모하는 웨이보 내 이미지 ⓒ 웨이보 滨州文旅
리원량 의사를 추모하는 웨이보 내 이미지 ⓒ 웨이보 滨州文旅

환구망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리원량 의사는 7일 새벽 2시58분(현지 시각) 우한 중앙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인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다.

리원량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초기 마스크 등 보호 장비 없이 환자를 돌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0일부터 기침과 발열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가 지난 1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이 사실을 축소‧은폐하려던 중국 정부의 행태를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동창 의사들 사이 SNS 단체 대화방을 통해 지난해 12월30일 후베이성 우한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는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최초 경고했다. 이후 이 정보가 인터넷에 급속히 전파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그러나 중국 공안은 리원량을 비롯한 다른 의사들에 대해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 질서를 해쳤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중국 당국은 이들에게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의 ‘훈계서’를 쓰는 처벌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중국 정부의 부실했던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이 바이러스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는데도 거짓 유포 혐의로 처벌받은 리원양에 대해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는 리원량을 추모하는 글과 함께 “중국 정부는 리원량에게 사과하라”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 등의 이야기가 게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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