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총선, 이 인물 - 사천·남해·하동] 황인성 “정치풍토 쇄신은 소명”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8 15:00
  • 호수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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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예비후보 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정체된 지역 발전 이루겠다”

오는 4월15일 치러질 21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울산·경남(PK)에서 후보자들이 표심 공략에 나섰다. 시사저널 부산경남취재본부는 부산(18개), 울산(6개), 경남(16개) 선거구에 출사표를 낸 인사들을 만나 전략과 공약 등을 들어본다.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화제의 정치인과 여야 주요 접전 지역 출마자들이 그 주된 대상이다.

21대 총선에서 경남 사천·남해·하동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선 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66)은 2월10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을 단합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정치를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텃밭에 출사표를 던진 황 예비후보는 “지역이 30여 년 한 흐름만 거치면서 정체돼 있다.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천·남해·하동 지역구에 출마한 황인성 민주당 예비후보 ©황인성 제공
사천·남해·하동 지역구에 출마한 황인성 민주당 예비후보 ©황인성 제공

사천·남해·하동 지역은 민주당의 험지다. 후보에 대한 지역민 호감도는 어떤가.

“60대 이상 사천 지역민들은 나를 알지만 그 이외엔 사실 잘 모른다.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갓 지역에 내려왔을 때 가까운 친구들도 개인적으로는 반가워했지만, 장례식장 등 여럿이 앉은 자리에선 가깝다는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 민주당을 소개하면 분위기가 싸늘하곤 했다. 역시 이곳은 보수세가 강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출판기념회 개최 이후 나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눈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더라. 책에 ‘무엇을 하겠다’고 쓰지 않고, 내가 이곳에 없을 때 어떤 식으로 살아왔는지 진솔하게 담았다. 보통 정치인들 책이 별로 안 읽히는 편인데 많이 읽어본 모양이다. 지금은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어떤 인생 역정을 자서전에 담았나.

“가난한 국밥집 장남 이야기다. 서울대에 입학했을 때 주위 분들은 안정된 직장에 취직해 어머니를 돕고 동생 넷을 공부시킬 거라고 기대했다. 나 역시 그런 마음이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고민에 빠졌다. 지성인으로서 역할을 찾게 되고, 사회운동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고뇌를 겪었다. 촌사람이 서울에서 목도한 부익부 빈익빈에 대한 분노, 감옥에 간 이야기, 출옥 후 펼친 민주정치국민운동,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활동 과정, 고 노무현 대통령을 모신 이야기 등을 책에 진솔하게 담았다. 당시 주위에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 식’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성공적인 삶이라고 자평한다. 지금 돌아보면 더디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 정의, 평등, 인권의 가치들이 우리 역사 속에서 잘 실현되고 있다.”

고향에 내려와서 보니 사정은 어떤가.

“어릴 때 사천·남해·하동을 잘 몰랐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생활에 좀 여유가 생기면서 고향을 돌아볼 수 있었다. 주변 경관과 기후가 좋다. 또 항공우주산업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엔 ‘정체돼 있구나’ 하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지역균형발전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것이다. 행정·의료·교육·교통 서비스 수준이 여전히 낮은 편이다. 행정 서비스 등을 개선하면 얼마든지 살기 좋고,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전반적으로 정체되고 비전이 없고 자신감이 결여돼 보인다.”

지역이 침체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치적 지도력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내부 잠재력과 전국적 시야에서 우리 지역을 봐야 한다. 다리 몇 개 개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변화 추세를 파악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 우리 지역은 바다를 끼고 있지 않은가. 해양 자원을 잘 관리해 수산업을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켜야 한다. 항공산업 유치 이면의 어두운 그늘도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민주당 입당식에서 ‘정치풍토 쇄신’을 강조했다.

“지역을 다녀 보면 ‘도대체 국회의원들이 하는 게 뭐냐’ ‘제발 싸움 그만해라’ ‘선거 때만 슬쩍 왔다가 당선되면 코빼기도 안 보인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많이 본다. 이게 민심이다.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섬기는 정치가 아닌 자기 이익 중심으로 권력을 나눠먹고 있다. 이래 가지고 어떻게 섬기는 정치, 주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 수 있겠나. 생산적인 정치가 돼야 한다. 자기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면서도 다수의 공익을 위해 타협하고 협상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정치인 아닌가. 주민들이 사회·경제적으로 보다 평등하고 균등한 삶을 누리도록 하는 게 민주의 궁극적 목표다. 정치는 이를 매개하고 선도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그마한 문제조차 모두 분열과 대립으로 귀결돼 간다. 이래선 안 된다. 국민을 단합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정치를 펼쳐야 한다.”

지역 현안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지역이 조금 정체돼 있다. 조선산업 불황의 여파도 크다. 국가적 전략산업인  항공우주산업도 속도감이 떨어져 있다. 항공기 정비산업(MRO)도 여건 정리를 해야 한다. T-50 등 자체 생산한 항공기도 기술을 좀 더 발전시켜 판매해야 한다. 현재 개발 중인 KFX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특히 국산 비행기를 해외에 수출할 때 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정책적 혜택이 필수적인데 이를 국정에 제대로 반영할 계획이다. 또 삼천포 지역을 가 보면 상가가 많이 비어 있다. 젊은 사람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빈약한 어업 진흥책, 청년 일자리 대책 등을 고민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는 개인적인 능력보다도 주변 역량을 잘 엮어내는 능력이 있다. 잘 듣고 소통하면서 합의에 이르는 만남, 즉 인적·물적 자원을 잘 모아 나가는 편이다. 이런 역량을 지역 발전을 위해 쏟아 부을 각오다. 유권자는 굉장히 두려운 존재다. 철저히 검증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때 더 두려운 존재가 된다. 이 지역이 30여 년 한 흐름만 거치면서 정체돼 있다.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 많은 지지와 성원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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