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교육감 “혁신교육으로 학생들의 미래 역량 키우겠다”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7 09:00
  • 호수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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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육행정 혁신 일환으로 ‘교육혁신 추진단’ 신설”

교육 현장에 부는 ‘혁신’ 열풍이 거세다. 눈앞에 성큼 다가온 미래를 맞아 교육과 학교 공간에도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이 확산되면서다. 올해 교육부는 1조원의 거액을 투입해 60개 학교의 공간을 혁신한다.

경남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다. 수업혁신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운영해 교실 수업을 혁신하고 있고, 미래교육테마파크를 조성해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교육혁신 추진단을 올해 신설해 미래교육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2월10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혁신교육에 매진해 학생들의 미래 역량 향상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교 공간을 혁신해 직접 사용자인 학생과 교사 중심의 교육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2월10일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는 박종훈 경남교육감 ©경남교육청 제공
2월10일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는 박종훈 경남교육감 ©경남교육청 제공

신년 초 ‘경남교육의 혁신기반 다지기’를 강조했다. 혁신기반이란 무엇인가.

“교육 선진국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혁신교육으로 여기고 있다. 혁신교육에 거의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흐름에서 단순 지식 위주의 입시교육, 맹목적인 경쟁교육, 권위적인 학교 문화로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 역량을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혁신교육의 기반은 교실 수업을 바꾸는 것이다. 또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조성하며, 동시에 지원 중심의 교육행정 체제를 갖춘다는 의미다.”

재선 교육감으로서 여태껏 추진해 오던 교육혁신 성과가 미진하다는 판단인가.

“그렇지 않다. 교육혁신은 어느 시점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문화로 정착돼야 할 장기 과제다. 그동안 교육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선생님이 수업을 연구하고 성과를 나누는 수업혁신 전문적학습공동체가 모든 교실에 확산되고 있다. 성적으로 한 줄로 세우는 경쟁교육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희망을 존중하는 다양성 교육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교육혁신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어느 정도인가.

“급격한 사회변화 등이 미래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미래사회는 지식과 정보를 많이 암기하고 정답을 잘 고르는 학생이 아니라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무한 상상력과 창의력, 논리적 사고, 공동체 역량 등을 겸비한 인재 말이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교육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교실 수업 혁신의 핵심은 교사 역량이다. 아이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데 일선 교사들의 역량은 부족함이 없는가.

“교실 수업을 바꾸기 위한 선생님들의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다. 배움의 공동체, 구름학교, 하브루타 등 수업연구회를 중심으로 펼쳐지던 수업혁신 노력이 이제는 각 학교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지난해부터 모든 학교가 배움 중심 수업을 실천할 수 있도록 수업혁신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사들은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성과를 나누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경남은 과거 수년간 수능 성적이 전국 하위권에 머물렀다. 수업 성과가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수업 성과 지표를 수능 성적만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 우리의 혁신교육 노력이 수능 고득점만을 얻기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대입전형의 다양화로 수능 성적 결과치가 산출되는 조건도 모든 시도가 동일하지 않다. 일부 과목의 산출된 숫자만으로 17개 시도를 서열화하고 수업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경남은 대입정보센터를 중심으로 교직원, 학생, 학부모의 협업을 통해 진학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유의미한 변화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아이들의 미래 역량 향상을 위해 올해 경남교육청이 들일 공은 무엇인가.

“수업혁신과 미래교육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선생님들이 오직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통합 지원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미래교육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미래교육테마파크 공사를 시작하고, 미래교실 구축을 통해 교실 수업혁신을 뒷받침할 것이다.”

학교 문화 혁신으로 학교 자치의 길을 연다고 강조했다. 학교 문화 혁신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혁신교육의 일차적 목표는 학교와 교실 문화가 바뀌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치활동을 통해 공동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학생 대표가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해 학생들의 뜻을 밝히고, 학교 행사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동시에 학부모도 교육 주체로서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학교 자치의 길이라 할 수 있다.”

학교 문화 혁신은 지난해 제정이 불발된 ‘학생인권조례’와 무관한가.

“인권과 민주주의는 인류 역사의 소중한 자산이자 보편적 가치다. 학교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실천하기 위해선 인권 감수성이 높은 교육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학교 문화 혁신은 학생인권조례 제정 여부와 상관없다. 학생 개인의 가능성과 역량을 존중하며, 창의적인 사고가 넘치는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경남교육청의 노력의 일환이다.”

학교에서 ‘민주시민 교육’을 강조하다 보면 ‘이념편향 교육’ 우려를 낳을 수 있다.

“교육은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민주시민 교육은 비판적 사고를 가진 시민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하고, 상생의 공동체 역량을 향상시키는 교육이다. 사회문제를 다루는 수업은 자유로운 의견 발표, 합리적 대안 제시 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의 비판적 사고가 함양될 수 있다.”

교육행정 혁신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경남 교사들의 학교 업무 최적화 만족도는 어느 수준인가.

“교육행정은 현장을 지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특히 학교업무 적정화는 단순히 교사의 업무를 경감한다는 차원을 넘어 교직원이 교육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이다. 경남교육청의 교직원 업무 경감 만족도는 지난 2016년 56.5점에서 지난해 78.7점으로 상승하고 있다. 올해는 ‘경남형 학교업무 적정화’ 방안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올해 신설될 ‘교육혁신 추진단’도 교육행정 혁신과 관련 있나.

“그렇다. 교육행정 혁신 정책의 일환으로 ‘교육혁신 추진단’을 신설한다. 교육행정 혁신은 혁신기반담당과 공간혁신담당으로 구성될 것이다. 혁신기반담당은 갑질 근절과 행정제도 개선, 작은 학교 운영 지원 업무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공간혁신담당은 교실 공간 재구성, 어린이 놀이 환경 개선 등 학교 공간을 재구조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는 모두 미래교육 준비와 수업 혁신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올해 경남 교육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새해 시작과 함께 경남교육청은 현장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소통, 공감, 협력을 통해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육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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