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行 택한 태영호 “北 주민에 희망될 것”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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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탈북민 태영호 영입해 서울 지역구 전략공천 검토

자유한국당 외부 인재로 영입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태 전 공사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좌절감을 느꼈고 이를 막기 위해 의정활동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태영호 전 공사 ⓒ 시사저널 박은숙
태영호 전 공사 ⓒ 시사저널 박은숙

태 전 공사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일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신명을 바쳐, 이 새로운 도전에 임하겠다고 엄숙히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만약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체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북한 내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의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생을 북한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 같은 이도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불행히도 현재의 대북 정책과 통일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만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남북한 통일 문제는 특정 정권이나 정파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며 “통일에 대한 엇갈린 관점과 서로에 대한 증오심으로 지금까지처럼 남남 갈등에 빠져 있으면, 우리는 영원히 분단국가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그 누구보다 북한 체제와 정권에 대해 깊이 알고 있다”며 “이런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통일 정책이 무조건적인 퍼주기 방식이나 무조건적인 대립 구도가 아니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해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통일을 위한 현실적인 통일정책,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통일정책이 입안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 탈북민 출신이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상 지역으로는 한국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강남갑이나 탈북민이 많이 거주하는 양천‧노원‧강서 지역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외교관으로 영국 런던 소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다,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귀순했다. 전 노동당 비서 이후 최고위급 탈북자다. 그는 2018년 《3층 서기실의 암호》라는 책을 통해 북한 고위권력의 실상을 고발했으며, 이 책은 국내에서 출간 세 달 만에 10쇄를 찍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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