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리 칼럼’ 놓고 또 충돌한 유시민과 진중권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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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용 지식인’ 유시민 “임미리 교수 칼럼은 저질” vs ‘진보 독설가’ 진중권 “저질 개그 그만”

자칭 '어용 지식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보 독설가'로 불리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또 충돌했다. 이번에는 임미리 교수의 칼럼을 두고서다. 유 이사장이 "임 교수 칼럼의 퀄리티가 참 낮다"고 평가하자, 진 교수가 "저질 개그 그만하라"며 쓴소리를 날린 것이다.

유 이사장은 18일 오후 알릴레오에서 "임 교수 칼럼의 퀄리티가 참 낮다. 논증이 거의 없고 소위 말하면 인상비평"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촛불을 배신했다고 하려면 논증이 있어야 하는데 논증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촛불정신, 노동문제, 비정규직, 빈부격차, 조국사태 거론하면서 특권철폐 같은 단어가 섞여 있으면 (대중들은) 진보적 칼럼이라고 단정해버린다. 그게 현 정부를 공격하고 싶을 때 효과적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임 교수 개인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더 진보적인 정당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당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진보적 가치를 들먹이는 진보 코스프레"라는 표현을 써가며 임 교수의 칼럼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진보 지식인과 진보 정파는 민주당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업한다고 하는데 억압이 되느냐. 지금 표현의 자유를 100배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진 전 교수가 나섰다. 진 전 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증거인멸이 증거보전'이라며 '저질' 개그 하시던 분이 남의 글을 '저질'이라 비난할 주제가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며 "보면 볼수록 신비한 캐릭터"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 자리에 계속 있어야 더불어민주당에 도움 안 된다"며 "다 내려놓고 낚시 다니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 측의 고발을 옹호한 데 대해 "당에서 어쩌다 실수한 거다. 평소에 그런 일은 직접 안 하고 애들 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어 "맘에 안 드는 기자들 리스트 만들어 조리돌림한 게 누군가"라고 공격했다.

표현의 자유를 언급한 데 대해선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들 거느리고 기자들 '기레기'로 몰아가며 악랄하게 표현의 자유를 탄압할 땐 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유 이사장이 지난해 '조국 사태' 때 검찰과 방송국 법조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것을 겨냥해 "유시민 씨 말 한마디에 방송사 법조팀이 통째로 날아갔다"며 "논리력을 잃더니 이젠 기억력마저 잃었나 보다"고 비난했다.

JTBC가 마련한 신년 특집 대토론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나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 JTBC 캡쳐
JTBC가 마련한 신년 특집 대토론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나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 JTBC 캡쳐

그들은 어쩌다 루비콘강을 건넜나

유 이사장과 진 교수는 팬덤을 갖고 있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진보 논객들이다. 여러 면에서 닮았다. 유 이사장은 78학번(경제학과), 진 전 교수는 82학번(미학과)으로 서울대 동문이다. 대학 졸업 후 독일로 떠나 유 이사장은 마인츠 요하네스구텐베르크대, 진 전 교수는 베를린자유대에서 유학 생활을 한 것도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사회민주주의 정치 성향이 짙다. 박사 학위가 없어 한동안 강단에 설 수 없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2013년 진 전 교수가 정의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적 동지가 되기도 했다.

두 사람 사이가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다. 전업 작가로 활동하던 유 이사장이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후 친여 지식인으로 변신하면서 진 전 교수와는 다른 길을 가게 됐다. 조국 전 장관 사태를 놓고 진 전 교수는 여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 과정에서 유 이사장과의 설전은 불가피했다. 진 전 교수의 비판은 '공정'에 초점을 맞춘 반면, 유 이사장은 '적폐세력의 저항'으로 바라봤다. 관점 자체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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