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혁명] ‘우리’ ‘꿈’ ‘괜찮아’ 詩를 노래해 세상을 위로하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0.02.21 16:00
  • 호수 1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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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28개 앨범 134곡 가사 키워드 분석
YOLO·탕진잼·수저
사회 비판도 남달라

‘노력노력 타령 좀 그만두라(《뱁새》)’며 세상에 날을 세우다가 ‘좀 부족해도 아름답다(《Epiphany(에피파니)》)’며 청춘에 손을 내민다. ‘틀에 박힌 꿈을 주입(《No More Dream(《노 모어 드림》)’하는 어른들을 대신해 ‘꿈이 없어도 괜찮아(《낙원》)’라고 다독이기도 한다. 부조리한 사회를 거침없이 고발할 때와 그 안에 사는 청춘을 위로할 때 그들의 언어의 온도는 달라진다. 주로 사랑 타령보단 직접 쓴 자전적 이야기들이 멜로디를 채운다. 팬들은 그 가사 안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성장을 확인하고 삶에 필요한 가치관을 배운다고 말한다. 이들의 노랫말이 ‘시집’ 혹은 ‘자기계발서’라고 불리며 꾸준히 회자되는 이유다.

2013년 발매한 데뷔 앨범 ‘2 COOL 4 SKOOL(투 쿨 포 스쿨)’부터 1월17일 선공개된 정규 4집 수록곡 《Black Swan(블랙스완)》까지 BTS의 앨범 28개에 담긴 노래 134곡의 가사를 ‘word counter’ 프로그램을 활용해 분석했다. 총 11만9019자, 단어는 4만2242개가 사용됐다. 한글과 영어는 대략 7대 3의 비율로 쓰였다. 리믹스나 일본어 버전으로 재발매한 곡은 한 곡으로 간주했으며, 빌보드 어워즈 수상 소감을 담은 트랙(LOVE YOURSELF 承 ‘Her’) 앨범 중 《Skit : Billboard Music Awards Speech(스킷: 빌보드 뮤직 어워즈 스피치)》와 같이 가사로 보기 어려운 곡 또한 조사에서 제외했다.

단어 모아 보니, 모두 ‘위로’로 관통하는 메시지

BTS 노래 가사에 가장 많이 담긴 단어는 단연 ‘사랑(Love)’이었다. 다만 BTS가 ‘사랑’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넌 사랑받아 마땅해(《21세기 소녀》)’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Answer : Love Myself(앤서: 러브 마이셀프》)’와 같이 남녀만이 아닌 다양한 의미의 사랑을 노래했다.

그 밖에 ‘꿈(Dream)’ ‘괜찮아(Alright)’ ‘희망(Wish)’ 등 여느 아이돌들이 흔히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BTS 곡 전반에서 발견됐다. 각각 206회, 79회, 63회씩 사용됐으며, 후렴구에 반복해 부르며 강조하기도 했다. ‘더는 남의 꿈에 갇혀 살지 마(《N.O》)’ ‘넘어져도 괜찮아…좀 다쳐도 괜찮아(《RUN(런)》)’ ‘꿈, 희망, 전진 전진(《EPILOGUE: Young Forever(에필로그: 영 포에버)》)’ 등의 소절이 대표적이다. ‘우리(We)’ ‘함께(Together)’ 역시 ‘우리가 함께면 끝이 없는 미로조차 낙원(《Love Maze(러브 메이즈)》)’ ‘네 전부를 함께하고 싶어(《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의 소절에서 각각 269회, 76회씩 불렸다. 주로 팬클럽 ‘아미’를 향해 부르는 애정과 고마움을 담은 메시지였다. ‘빛(99회)’ ‘내일(34회)’ 등과 같은 희망적인 표현도 반복돼 사용됐다. 높은 빈도를 기록한 이 단어들은 모두 젊은 세대를 향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관통했다.

YOLO YOLO 탕진잼 탕진잼

BTS의 가사 속에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다양한 신조어들이 반복해 사용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해가 뜰 때까지 YOLO(욜로, You Only Live Once)’와 ‘탕진잼’을 거듭 외치는가 하면(《고민보다 GO》), ‘금수저’와 ‘흙수저’를 따지는 세태를 꼬집기도 했다(《뱁새》).

영어로 번역하기가 불가능한 고유의 한글을 담은 노래도 여럿이다. 곡 《IDOL(아이돌)》에 포함된 ‘얼쑤’ ‘지화자’ ‘덩기덕쿵더러러’와 같은 추임새는 이후 웸블던 등 전 세계 공연장에서 떼창으로 불리기도 했다. 멤버 6명이 지방 출신이라는 점을 활용해 ‘멋져부러’ ‘머라카노’ 등 팔도 사투리를 한 곡 가득 담은 《팔도강산》의 가사 역시 해외에서 화제가 됐다. “서양 시장에 진출하려는 노력(계획) 없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그 경계를 넘어버린 그룹(뉴욕 아시아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디바 벨레즈)”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도 이러한 가사에서 찾을 수 있다.

아미, 아미 그리고 아미…

수상 소감 또한 위로였다

BTS는 2017년부터 3년 연속 오른 ‘빌보드 뮤직 어워즈’를 비롯해 국내외 90여 개 상을 휩쓸며 많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이들의 소감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팬들뿐 아닌 대중 사이에서 늘 화제가 됐다.

첫째, 소감의 처음·중간·끝을 모두 팬클럽 아미에 대한 고마움으로 채운다는 것. 모든 가수, 특히 아이돌들의 소감에서 팬에 대한 감사는 늘 빠짐이 없다. 하지만 BTS는 매 소감 단순한 ‘인사’가 아닌 길고 진솔하며 구체적인 고백을 전한다. 팬들 사이에선 ‘BTS 수상 소감집’을 따로 모아 내 달라는 요구까지 나올 정도다.

“아~~~미! 사랑합니다. 저희가 올해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정말 많은 환대를 받았는데, 가는 곳마다 저희보다 여러분을 더 궁금해하세요. 도대체 어떤 팬덤이길래 이렇게 열성적이냐 대단하다. 여러분이 아니었으면 절대 그 따뜻한 환대, 많은 영광 얻지 못했을 겁니다.”(2017년 MAMA)

“지금까지 보여 드린 무대, 음악이 저희가 여러분의 팬으로서 보내는 팬레터라는 사실 꼭 알아주십시오. 우리는 서로의 팬이자 서로의 아이돌일 것입니다.”(2019년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또 하나, 이들의 소감이 회자되며 사랑받는 이유는 듣는 누구에게나 적용될 보편적인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이다. 높은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낮았던 시절을 언급하며 ‘누구든 좌절하지 말라’며 격려를 전하기도 한다. 이는 그들의 여러 노랫말과도 맥을 같이한다.

“Please ARMY, remember what we say, love myself, love yourself.(아미 여러분 우리가 했던 말 기억해 주세요. 스스로를 사랑합시다.)”(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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