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국 꺼리는 나라 늘어난다…발조차 못 딛게 하는 나라도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2.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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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만은 여행경보 상향 조정…13개국이 입국 막거나 절차 강화
일부 국가에선 항공편 취소

한국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늘어나자 전세계에 '코리아포비아'(한국 공포증)가 퍼지는 모양새다. 이스라엘이 한국발 비행기 승객들을 아예 공항에도 발을 내려놓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미국과 대만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했다.

24일 기준으로 한국인 등의 입국을 차단하거나 입국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한국인을 포함해 한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차단하거나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나라는 총 13개국이다.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태평양 섬나라),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6개국은 한국발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브루나이,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등 7개국은 한국발 외국인 입국 절차를 강화했다.

1월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중국 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1월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중국 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행 경보를 격상하는 나라도 많아졌다. 대만이 여기에 해당된다.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위생복리부는 지난 20일 한국에 대해 내린 여행경보 '1급 주의(注意)'를 이날 '2급 경계(警戒)'로 높였다.

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 시각)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 권고를 2단계로 올렸다. 이전까지 한국에 대한 여행 권고는 1단계였다. 여행 권고 2단계는 '강화된 주의 실시'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여행 권고 2단계에 해당한 나라는 홍콩과 마카오뿐이었으나, 이날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추가됨에 따라 모두 4개 나라 또는 지역으로 늘어났다.

미 국무부는 "한국에서 아픈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라"면서 "노인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이는 더 심각한 질병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국무부는 코로나19 사태의 발원지인 중국에 대해서는 4단계 여행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베트남과 태국의 항공사들은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줄줄이 취소하기 시작했다. 여행전문 뉴스 매체들에 따르면, 그동안 타이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이용자 급감으로 싱가포르‧한국‧중국과 방콕 간의 항공기 운행을 완전 중단하거나 운항을 감축해 왔다. 저가 항공사인 타이 에어아시아X는 3월6일부터 27일까지 모든 한국행 비행기를 취소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한국에서 출발한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성지순례를 다녀간 관광객들이 대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경계심을 갖게 된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한국발 여객기에서 자국 국민을 뺀 나머지 외국인 약 200명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날 대한항공을 타고 인천을 출발해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한 외국인 승객은 입국이 금지됐고, 한국인 150여 명은 한국을 향해 되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이달에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를 방문한 77명의 한국 관광객 중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모두 이미 한국으로 돌아간 후여서, 당국은 이들이 이스라엘 도착 후에 발병한 것인지, 이미 발병한 채 입국한 것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그밖에도 현재 1000명의 한국 관광객이 공공장소에 가지 말고 호텔에 머무르라는 이스라엘 당국의 지시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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