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젊은 사람까지 사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 긴급 진단]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2.28 12:00
  • 호수 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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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0인 “기저질환 또는 ‘면역 폭풍’ 때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와 우리의 낮은 공공의료 수준을 종합해 보면 코로나19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분수령은 대구의 확산 여부에 달렸다. 대구의 확산을 막지 못하면 다른 도시로 전파되면서 코로나19 사태는 6개월 이상 이어진다. 대구의 확산을 잘 막으면 그 경험으로 타 지역 전파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료기관·국민의 합심이다.’

의료 전문가 10명이 코로나19 사태를 의학적으로 냉정하게 따져보고 내린 진단이다. 코로나19는 지역사회로 전파되기 시작했고 정부는 ‘심각’ 단계로 경계 수위를 높였다. 시사저널은 의료 전문가 10명에게 5가지 현안에 대해 물었다.

18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환자들이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최근까지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방역 당국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자 이 병원 입원환자들을 대구 의료원으로 이송했다. ⓒ 연합뉴스
18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환자들이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최근까지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방역 당국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자 이 병원 입원환자들을 대구 의료원으로 이송했다. ⓒ 연합뉴스

“당뇨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의 사망률이 높지만 젊은 사람이라도 많은 바이러스에 노출됐거나 초기 진단을 못 받아 오래 앓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중국 우한에서도  초기에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사망자가 급격히 늘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젊은 사람의 사망은 사이토카인 폭풍(면역 폭풍)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겪어본 적이 없는 신종 바이러스가 갑자기 나타나면 면역세포에서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이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 이것이 정상 세포까지 공격해 2차 감염을 일으키면서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젊은 사람도 천식, 호흡기질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치명적이다. 빨리 치료받으면 대부분은 회복하지만 그러지 못하면 위험해진다. 1인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데 자신이 아플 때 도와줄 가족도 없으니 빨리 치료받기가 어려워졌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

“사스나 메르스 때도 그랬지만 젊은 사람의 피해는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이다. 과도한 면역으로 폐에 염증이 생겨 사망에 이르는 것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이다. 다만 경주에서 급사한 40대 남성은 바이러스 영향인지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경주에서 사망한 40대 남성도 고혈압과 과로가 있었다. 젊은 사람이라도 기저질환이 문제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사이토카인 폭풍, 즉 과도한 면역력으로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바이러스에 극심히 노출된 경우엔 젊은 사람도 심각해진다. 또 젊을수록 면역계가 과하게 작동한다. 이런 과정에서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급격히 발전할 수 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바이러스 폐렴이 악화해 나쁜 예후를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면역력이 좋은 젊은 환자도 드물게는 면역 폭풍이라는 반응이 심해 폐뿐 아니라 신장 등 여러 장기에 손상을 주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비교적 젊고 건강하며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의 사망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으나 면역 기전의 과도한 활성화로 폐 조직이 심각한 손상을 입으며 이후 호흡 부전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최성호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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