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친박신당 대표 “통합당 공천은 친박 학살이자 미친 공천”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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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心은 보수원류 우리에게 있다”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3월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 편지와  21대 총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저널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3월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 편지와 21대 총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저널

2월말 까지만 해도 정가에선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다음달(3월) 초 당을 만들면 옥중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창당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이럴 경우 박 전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유영하 변호사도 합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하지만 3월4일 박 전 대통령은 ‘분열보다 거대야당(미래통합당)으로의 화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 4월 총선에서 ’박근혜 바람‘을 기대했던 홍 대표로선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홍 대표는 3월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자리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미래한국당에 입당한 것이 다소 아쉽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라면서도 “여전히 박심(朴心‧박근혜 전 대통령 생각)은 우리 친박신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홍 대표는 당명이나 당 엠블럼, 유니폼 색까지 모두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정해줬다고 밝혔다.

 

내 목표는 “박근혜 구출, 문재인 퇴출”

그는 최근 미래통합당이 TK(대구‧경북) 지역 내 현역의원을 대거 교체한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홍 대표는 “이번 TK 공천은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사천(私薦)이자 친박을 겨냥한 사천(死薦)”이라며 “3월4일 공개된 박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는 ‘동지들을 죽이지 말라’는 대통령님의 절규였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총선의 목표를 ‘박근혜 구출, 문재인 퇴출’이라고 말한 홍 대표는 3월 중순부터 수도권부터 순차적으로 지역구 후보를 발표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TK 지역의 경우 전직 국회의원과 전직 구청장이 입당을 준비 중이며 현직 국회의원 몇 명도 입당을 검토 중”이라면서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TK 지역 절반의 석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옥중 편지는 사전에 준비됐던 것인가.

“사전에 얘기가 됐던 것이다. 몇 개를 준비했다. 1, 2, 3버전이 있었는데, 그중 3버전으로 말씀하신 거다.”

첫 번째, 두 번째 버전은 무엇인가.

“1버전은 ‘친박신당이여, 살아오라’다. 친박신당을 중심으로 하라는 것이고, 2버전은 ‘홍문종이 들어가 있느냐, 안 들어가 있느냐’다.(웃음)”

메시지의 진위 여부가 논란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인 것은 확실하다.”

유영하 변호사가 메시지를 왜곡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편지가 수백 통씩 들어가기 때문에 유영하 변호사가 자기 식으로 해석하기란 한계가 있다.”

옥중 편지를 어떻게 해석 하나.

“박 전 대통령의 편지는 친박 세력과 단일대오를 만들어 선거를 잘 치르라는 것이다. 그런데 미래통합당이 친박 세력을 다 죽이지 않았나. 그건 대통령님 말씀을 어기는 거다. 박 전 대통령이 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단일대오라는 게 한 당으로 가라는 게 아니다. 어차피 한 당이 많이 해봐야 100~120석 정도 얻지 않겠느냐. 연합공천을 하던, 연대를 하라는 뜻이다.”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3월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 편지와  21대 총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저널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3월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 편지와 21대 총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저널

유영하 변호사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유영하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1호 지지자라면, 2호 지지자는 나다. 20여 년 전 유영하 변호사가 나에게 와서 ‘박 전 대통령을 돕자’고 했다. 당시는 박 전 대통령을 돕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유 변호사를 보면서 미래한국당의 정치신인 중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갈 수 있는 사람들, 박 전 대통령을 지키려 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단일대오를 만들면 좋겠단 생각은 한다.”

친박신당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관심은 어떤가.

“정통성은 우리에게 있다고 자부한다. 당명도 그렇고, 엠블럼도 박 전 대통령이 다 지어준 거다. 옷 색깔도 마찬가지다. 친박신당 국회의원이 20여 명 되고 뭔가 움직일 수 있는 손과 발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박 전 대통령이 그렇게 간곡하게 부탁해도 (당에서) 나오지 않고 있지 않나. 박 전 대통령이 친박신당을 중심으로 뭘 하자고 말하면 온 정치세력들이 ‘서류를 위조했다’, ‘옥중에서 정신이 없다’는 등 별별 소리를 다하지 않겠는가. 오히려 그것이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유영하 변호사의 미래한국당 입당은 박 전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던 걸까.

“있었다고 본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친박이다 보니, 나중에 이곳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세력이 모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내 판단이다. 박 전 대통령이 한국 정치에 남길 유산은 있다.”

미래한국당이 독자 노선을 갈 수 있을지 않을까.

“그건 소설에 가깝다. 미래한국당은 예전 자유한국당에 의해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당선되는 즉시 해체하고 합당하도록 내부적으로 프로토콜(규칙)이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게 알려지면 국민들 입장에선 자기들이 속았다 판단할 것이니, 그걸 방지하는 측면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좀 지나친 해석이다.”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3월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당 현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3월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당 현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친박신당 계획은 무엇인가.

“목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박근혜 구출, 문재인 퇴출’이다. 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TK(대구‧경북) 공천을 평가한다면.

“언론에도 나왔지만 지금 통합당 공천은 공정하지 못하다. 김형오 공관위원장 아는 사람들이 죄다 공천 받지 않았나. 사천(私薦)이라고 봐야한다. 또 어떤 면에선 친박들에겐 사천(死薦)이 됐다. TK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했던 인사들을 다 쳐냈거나, 다른 지역으로 보내지 않았나. 이게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정반대 상황이다. 아마 박 전 대통령도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이번 공천은 친박 학살인 미친 공천이다. 홍준표 지사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한 당의 당대표까지 지낸 사람 아닌가. 최소한 경선은 시켜줘야지, 컷오프(공천배제)가 뭔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친박계를 죽이지 말라’는 뜻이었나.

“맞다. 이번 편지는 ‘동지들을 죽이지 말라’는 박 전 대통령의 절규였다.”

자유공화당 등 다른 친박세력은 연대를 하겠다고 밝혔다.

“어제(3월9일) 선관위에 등록했기 때문에 아직 뭐라 말하긴 힘들다. 다만 저쪽(자유공화당)처럼 무식하게 ‘몇 십 석을 내놔라’라고 말하진 않을 거다. 대진표가 정해지면 후보 경쟁력을 놓고 분명하게 선거연대를 말할 거다. 연동형비례제가 도입되면 그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기 힘들다. 자매정당과 함께 해야 한다. 여당도 연대 구도를 만드는데, 여기(보수진영)는 미래통합당하고 미래한국당 단 두 곳으로만 하겠다? 택도 없는 소리(턱없다)다. 보수의 원류들을 모으지 않고 어떻게 선거를 이기려 하는가.”

이번 총선 목표는 무엇인가.

“TK 지역에선 모든 곳에 후보를 낼 거고 그중 반은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TK 지역의 경우, 전직 국회의원과 전직 구청장이 입당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현직 국회의원도 몇 사람 들어올 것 같다. 어쨌든 TK에선 미래통합당보다 우리가 확실히 우위에 있다.”

다른 지역도 내나.

“후보들이 많다. 3월15일 경 수도권 출마 후보자를 발표하고 그 이후에 TK 지역 후보를 공개할 생각이다.”

홍 대표 본인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번 (지역구에서)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역구는 의정부을에서 의정부갑으로 옮길 생각이다. 의정부갑이 원래 내 고향이다. 평생 거기서 살았다.”

옥중 편지에 대해 통합당 수도권 의원들의 반발이 있다.

“이들이 박 전 대통령과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반대로 그만큼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크다는 뜻이다. 어쨌든 공은 그쪽(미래통합당)으로 넘어갔다. 선거연대는 본선에서의 문제를 미리 해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게 없으면 분명 본선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다.”

미래통합당에선 이번 선거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인데.

“아직 친박신당의 후보를 보지 못해서 그런 거다. 전직 장관들이 줄을 서있다. 이제 창당이 됐기 때문에 계속해서 후보들을 모집할 거다. 실질적으로 많이 정해져 있다.”

지난해 8월15일 오후 서울시청광장 인근에서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태극기집회에 참석했다. ⓒ시사저널
지난해 8월15일 오후 서울시청광장 인근에서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태극기집회에 참석했다. ⓒ시사저널

자유공화당과 관계는 어떤가.

“자유공화당과는 정국을 바라보는 눈, 정국을 돌파하는 방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아예 소통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다른가.

“우리는 박 전 대통령의 의중에 맞게 돕는 거라면, 거기(자유공화당)는 자기들 입맛대로 박 전 대통령을 돕는다고 보면 된다.”

박 전 대통령이 또다시 옥중편지를 낼 가능성은 있을까.

“그건 별 의미가 없다. 만약 네거티브(부정적인)한 메시지가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위해선 메시지(부정적)가 나와선 안 된다고 본다.”

박 전 대통령과는 그동안 어떤 식으로 소통했나.

“지금까지는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서 했다. 그런데 앞으로 유영하 라인을 쓰긴 어렵게 됐다. 최소한 4월15일까지는 말이다. 메시지는 계속 들어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우리 메시지는 다 전달받고 있다. 거의 일일 리포트를 쓰듯 인터넷 전자서신을 보내면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바로바로 답이 왔다. 이번 공천학살에 대해서도 다 보고 드렸다. 답하실 가능성은 솔직히 반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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