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단감염’ 비상에도 아랑곳없는 ‘전광훈 기도회’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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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수도권, ‘슈퍼 전파’로 이어질 수 있어”
전광훈 목사 석방 촉구 기도회, 구국기도회, 유튜브 국민대회 등 단체 행사 줄이어

서울 구로구 콜센터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면서 수도권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관련된 기도회는 아랑곳없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2m 거리두기 등의 조건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종교시설 집회 제한 명령을 발동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전광훈 목사 석방 촉구 기도회’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매일 오후 2시에 열리고 있다. 

한기총은 3월6일부터 서초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월26일부터 서울 도심 집회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 제7호에 따라 서울역광장에서 청계광장, 광화문광장과 인근 도로에서 집회를 금지했다. 이를 위반한 경우 집회 주최자 및 참여자는 3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전 회장은 광화문 집회 등에서 특정 정당의 지지를 호소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3월4일 구속됐다. 전 회장은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구속적부심은 피의자의 구속이 합당한지를 법원이 다시 판단하는 절차로, 수사기관으로부터 구속당했을 때 관할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전 회장이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에서는 매일 저녁 8시부터 ‘구국기도회’가 열린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광화문 집회가 금지된 이후 사랑제일교회에서 연합예배를 진행해 왔다. 그나마 교회 관계자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신도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명록을 작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성북보건소에서도 교회 앞에서 신도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사랑제일교회에서는 ‘유튜브 국민대회’가 진행된다. 인터넷 온라인 행사를 표방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수많은 신도들이 참여하고 있다. 범투본은 이 행사를 세계 최초의 유튜브 국민대회라고 홍보하고 있다.

3월8일 오전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리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주일연합예배에 범투본 관계자들과 신도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는 경찰에 구속된 범투본 총괄대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곳이다. ⓒ 연합뉴스
3월8일 오전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리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주일연합예배에 범투본 관계자들과 신도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는 경찰에 구속된 범투본 총괄대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곳이다. ⓒ 연합뉴스

경기도, 2m 거리두기 지키지 않을 경우 종교시설 집회 제한명령 발동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11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해 감염병의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을 선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앞으로 며칠, 몇 주 동안 환자, 사망자, 피해국 수가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역시 콜센터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수도권 최대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인구 2600만 명 수도권 방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월12일 "전체 인구의 절반이 밀집한 수도권에서는 자칫 '슈퍼 전파'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집단감염 예방과 이미 발생한 사례의 확산 차단에 방역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경기지사는 3월1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m 거리두기 등의 조건을 지키지 않을 경우 종교시설 집회 제한 명령을 발동하는 것으로 기독교계의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행사 참가자에 대한 발열체크, 손소독제 사용, 마스크 착용, 집회 시 2m 이상 거리 유지, 집회 전후 사용시설에 대한 소독 조치 등을 이행할 경우에만 집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사실상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라는 것으로, 집회 시 2m 거리두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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