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통합당이라고 무조건 당선되는 곳 아니다”
  • 안성모 (asm@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3 17: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사퇴했지만…통합당 부산 지역 공천 갈등 불씨 남아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사퇴했지만, 공천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 가진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한 김미균 후보에 대해 추천을 철회하기도 했다.

그동안 통합당은 공천 갈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한국 제2의 도시 부산 지역도 마찬가지다. 인접한 경남 지역의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의 공천 배제 및 무소속 출마라는 빅 이슈에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부산 지역도 공천을 둘러싼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통합에 따른 지분 챙기기’가 거론된다. 자유한국당에서 지역을 누비며 총선을 준비해온 예비후보들은 보수통합 과정에서 합류한 인사들이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다) 출마를 강행하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8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5층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장인 이언주 의원(왼쪽)이 당기를 이종혁 부산시당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 12월28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5층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장인 이언주 의원(왼쪽)이 당기를 이종혁 부산시당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역 정가에서는 이언주 의원의 남구을과 김원성 최고위원의 북강서을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대표로 통합에 합류한 이 의원은 중·영도에 공천을 신청했는데 남구을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김 최고위원도 전진당 출신으로 김도읍 의원이 불출마한 북·강서을에 전략공천됐다. 

사하갑의 경우 진구을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3월6일 출마해 경선을 치르게 됐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부산시장에 도전해 낙선했던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전진당에 합류해 부산시당위원장을 맡았었다. 이 지역에 출마한 예비후보의 절반 이상이 경선 참여에서 탈락한 가운데, 지역구를 옮긴 이 전 최고위원이 경선 예비후보 3인에 포함되자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고 있다.

부산의 한 통합당 인사는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지역구까지 바꿔 내려앉는 건 오랫동안 지역에서 선거 준비를 해온 예비후보들과 지역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부산이 통합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당선되는 곳이 아니다. 준비된 후보가 아니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