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유학생 모녀 두둔했다 뭇매…정순균 강남구청장, 결국 사과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3.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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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손해배상 청구 계획 변함없다”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데도 제주를 관광하고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모녀를 “선의의 피해자”라고 두둔해 논란을 빚었던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결국 사과했다.

정 구청장은 2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제주도 방문 모녀 확진자와 관련한 저의 발언이 진의와 전혀 다르게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생하고 계시는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과 강남구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기일전해 강남구민들의 건강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순균 강남구청장 ⓒ 연합뉴스
정순균 강남구청장 ⓒ 연합뉴스

정 구청장은 지난 27일 유학생 모녀에 대해 “코로나 발생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라고 말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 구청장은 “해당 유학생은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었고, 강남구 역시 유학생에게 자가격리를 당부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녀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면서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이들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고 옹호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정 구청장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강남구청 홈페이지에는 “구청장인지 변호사인지 모르겠다” 등의 비판 글이 잇따라 올라왔으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정 구청장의 파면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한편 제주도는 이 모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26일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는 이기적인 입도객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해 단호히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제주도의 방침”이라며 1억원대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가 코로나19 확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유학생은 미국 보스턴 권역 대학에 다니다 지난 15일 오후 입국했다. 이후 모친 등 일행 3명과 함께 20일 제주도에 도착, 4박5일 동안 여행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해당 유학생은 제주도를 찾은 첫날 저녁부터 오한과 근육통 등 코로나19 증상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주도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지 않았고, 서울로 돌아간 25일이 되어서야 강남구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친도 26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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