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을 예방하는 습관, 양치질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8 17:00
  • 호수 1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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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회 양치질로 동맥경화와 심장질환 위험 낮출 수 있어 

통계청의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심장질환은 사망 원인 중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10년 사이 43.8%나 급증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운동량이 부족해진 것이 심장질환 급증의 주요인이다.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은 심장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이 외에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의외의 생활습관이 있는데 바로 양치질이다.

2010년 영국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양치질은 치아 건강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1만1000여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양치질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은 자주하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7배나 되고 C-반응성단백, 피브리노겐과 같은 혈관 염증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만성적인 혈관 염증은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므로 혈관 염증 수치가 증가하면 향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시사저널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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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회 양치질 하면 심부전 위험 12% 감소

2019년 국내에서도 유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40~79세 한국인 16만여 명을 평균 10.5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하루에 3회 이상 양치질을 하면 심방세동과 심부전 발생 위험을 각각 10%와 12%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 심장 안에서 피가 굳는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심부전은 심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해 혈액순환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양치질을 자주 하지 않으면 구강 위생 상태가 나빠지면서 세균이 혈류를 타고 흐르게 되고 전신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치주염 여부와 고혈압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는데, 중증도의 치주염이 있으면 고혈압 발생 위험이 22% 높아지고 중증 치주염이 있으면 49%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염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수축기 혈압은 4.5mmHg, 이완기 혈압은 2mmHg 높았다. 보통 혈압이 5mmHg 상승할 때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5%나 높아진다. 치주염은 치아를 지지하는 조직의 만성 염증을 말하는데 구강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발생한다. 치주염이 생기면 전신에 낮은 수준의 염증이 지속됨으로써 전신의 혈관 염증과 동맥경화성 변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양치질을 자주 할수록 C-반응성단백, 피브리노겐과 같은 혈관 염증 수치가 낮아지고 심방세동과 심부전 발생 위험도 감소한다. 또 치주염이 있으면 고혈압 발생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하루 3회 양치질을 하는 것만으로도 동맥경화와 심장질환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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