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180석 발언’ 진위 논란, 실제 확인해봤더니…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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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이사장, 유튜브 방송서 “범진보 180석을 넘기고, 정의당이 180석 경계선에 서게 됐으면…희망사항” 발언
정치권 논란에 “호언한 적 없다” 직접 해명하고 나서
10월8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유튜브 캡처
2019년 10월8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유튜브 캡처

4·15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막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180석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여야를 강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역풍 차단에 부심한 반면, 미래통합당은 막판 정권 견제론을 강조하며 역공에 나서고 있다. 정작 발언 당사자인 유 이사장은 “180석을 얻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전혀 없다”며 “가짜뉴스”라고 항변했다.

시사저널은 논란에 휩싸인 유 이사장의 발언을 재차 확인했다. 유 이사장은 10일 《유시민의 알릴레오 58회》 ‘대한민국 국회, 투표하는 국민이 만든다’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총선 판세를 분석하며 180석과 관련된 발언을 했다. 그는 각 지역별 판세를 분석한 이후 “저는 범여권이 180(석)을 해야 된다고 봐요. 300석 중에서 범진보가 180석을 넘기고, 정의당이 180석을 넘기는 경계선에 서게 되는…. 그렇게 되면 좋지 않나. 희망사항입니다만”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180석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보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민주당의 ‘130석 플러스 알파’ 발언에 대해서도 “지지층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에 좀 소극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며 “저는 범진보 180, 민생당까지 다 합쳐가지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멘트를 갖고 일부 언론에서 “180석 가능”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며 일부 보수언론에선 ‘호언했다’는 등의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통합당에선 곧바로 공세에 나섰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유 이사장이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이 180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호언했다”며 “이런 일이 현실로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지금 문재인 정권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 이번 총선에서 180석을 얻겠다고 하고 있다”며 “이런 무도한 정권, 우리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역풍을 우려하며 자세 낮추기에 들어갔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때로는 밖에 있는 분이 더 심하게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곤 한다”며 “그런 일은 조심하는게 훨씬 낫다”고 밝혔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최근 당 밖에서 우리가 다 이긴 것처럼 의석 수 예상하며 호언하는 사람들의 저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모두가 자중자애하면서 더 절박하고 더 간절하게 호소하고, 몸을 낮춰 국난극복을 위해 지지를 호소해야 겨우 이길까말까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유 이사상이 직접 “발언이 왜곡됐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1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민주당이 180석을 얻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투표를 정말 남김없이 다 참여한다면 현행 국회법에 따라 원만하게 코로나19 대책 추가경정예산을 진행할 수 있는 의석 180석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상식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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