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00일,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4.24 10:00
  • 호수 1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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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과 국민 헌신으로 감소세 뚜렷…전문가 “총선 후 2주 결과가 시금석”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100일(4월28일)을 맞았다. 4월22일 기준 코로나19 확산은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이긴 해도 집단감염 위험은 여전하다. 국제사회의 코로나19 유행도 한창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다소 느슨해진 요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다. 특히 4월15일 국회의원 선거 후 잠복기 2주간을 잘 지켜봐야 한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5월5일까지 연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총선 기간에 우리가 한 행동에 대한 결과가 2주 안팎으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이 결과는 방역 대책을 위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다행히 큰 확산이 발생하지 않으면 총선 기간에 취한 그 정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생활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월24일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의사당 본청 및 국회 의원회관에 대한 전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2월24일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의사당 본청 및 국회 의원회관에 대한 전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100일 동안 코로나19는 어떻게 진행해 왔을까. 무엇보다 집단감염의 무서움을 교훈으로 남겼다. 질병관리본부는 4월16일 집단감염이 전체의 81%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월18일 신천지 대구교회 사태다. 그날 31명이던 확진자 수가 1000명으로 늘어나는 데 불과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후 이틀 간격으로 신규 확진자가 1000명씩 늘면서 약 1개월 만에 누적 확진자가 7000명을 넘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으로 3월 중순부터 신규 확진자가 1000명씩 느는 기간이 10일로 길어졌다. 3월14일 8000명대이던 누적 확진자는 3월24일 9000명대, 4월3일 1만 명대에 진입했다.

4월22일 현재 누적 확진자는 1만694명이다.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이 줄어들었다. 특히 4월6일부터 신규 확진자는 50명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교수는 “최근의 신규 확진자 추이를 보면 안정된 단계로 보이나 바이러스 특성상 언제든 대규모 전파는 가능하다. 따라서 긴장을 늦출 때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체 확진자 중 20대가 27%로 가장 많다. 신천지 신도와 해외 유학생 중 20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63%로 가장 높다.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신천지 관련’이 49%이고 집단감염이 19%다. 감염자 10명 중 7명은 신천지 사태로 인한 사회적 집단감염에 노출된 것이다.

이후 집단감염이 점차 줄어들면서 해외 유입이 증가했다. 4월22일 기준 해외 유입(해외 유입 관련 포함) 확진자는 1011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약 10%다. 이 가운데 유럽과 미주발 해외 유입이 87%를 차지한다.

코로나19는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4월22일 현재 코로나19 사망자는 238명이다. 하루에 2명 이상이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사망자에겐 뚜렷한 특징이 있다. 평균 연령이 77.3세로 높으며 99% 이상은 기저질환자다. 이들 중 가장 많은 54%는 시설과 병원에서 감염됐다. 사망자 수를 지역별로 구분하면 대구가 165명으로 가장 많고 경북이 51명이다. 인천, 광주, 대전, 세종, 경남, 충남, 충북, 전북, 전남, 제주에서는 사망자가 없다.

코로나19 100일은 ‘감염병 방역엔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참여가 절대적’이라는 명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감염자를 비감염자와 분리하는 데 큰 혼란이 없었던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래서 57만7959건의 선별검사를 진행했고 이 가운데 2%라는 양성 비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일본 매체 NHK에 따르면 4월 일본 도쿄도의 양성 비율은 56%로 3월 10%에서 급등했다. 이 비율은 일본 전체적으로도 13%에 이른다. 감염이 확인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은 검사 건수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이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양성률이 2%라는 것은 그만큼 검사를 잘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은 검사를 충분히 하지 않은 탓에 양성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는 4월22일 기준 각각 256만504명과 17만6984명이다. 세계 신규 확진자는 3월27일과 4월2일 각각 6만9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감소세로 돌아섰고 4월20일 기준 1900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미국, 스페인, 영국 등지의 신규 확진자 수는 증감을 반복하기 때문에 뚜렷한 감소세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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