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당선자, 개혁 전선 뛰어들  초·재선이 70%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20.04.27 08:00
  • 호수 1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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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출신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46명 분석…여야 법조개혁 전장 선봉에서 창·방패 들고 대결

유력 정치인 중에는 법조계 출신이 많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등용문 역할을 해 왔다. 정치인으로서의 첫발을 보통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내디뎠다. 그런 만큼 국회의원 구성에서 법조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율사 출신은 총선을 앞두고 영입 대상 1순위로 꼽힌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법조 국회’ ‘율사 국회’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오는 6월 문을 열 21대 국회에서는 법조인 국회의원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곧 설치돼 운영에 들어가고, 정부가 강력히 추진해 온 검찰개혁 작업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법개혁과 경찰개혁 등 남은 과제도 처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당과 야당이 전장에서 치열하게 맞설 때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최전선에서 창과 방패를 들 가능성이 크다.

4·15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중 법조인 출신은 모두 46명이다. 지역구 42명에 비례대표 4명으로, 국회의원 전체에서 15%를 차지한다.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 16명을 포함해 117명의 법조인 출신 후보가 출마했으니 당선율은 39% 정도 된다.

법조인 출신 당선인. 왼쪽 위부터 초선 최기상·이수진·이탄희 당선인(민주당)과 김웅 당선인(통합당), 재선 박주민 당선인(민주당)과 정점식 당선인(통합당). ⓒ시사저널 박은숙·연합뉴스
법조인 출신 당선인. 왼쪽 위부터 초선 최기상·이수진·이탄희 당선인(민주당)과 김웅 당선인(통합당), 재선 박주민 당선인(민주당)과 정점식 당선인(통합당). ⓒ시사저널 박은숙·연합뉴스

범민주 31명 vs 범통합 14명

더불어민주당이 29명으로 가장 많다.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명까지 포함하면 여당이 30명으로 65%에 이른다. 여기에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 1명을 더하면 31명으로 늘어난다. 미래통합당은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 1명을 포함해 12명으로 26%에 그쳤다.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대구 수성을), 권성동(강원 강릉) 당선인을 더해도 14명이다. 180석 거대 여당을 탄생시킨 총선 결과가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 지형에도 반영된 셈이다.

지역구별로 살펴보면 42명 중 수도권이 21명으로 가장 많고 영남 10명, 호남 5명, 충청·강원 각각 3명이다. 반면에 출신 지역별로는 46명 중 호남이 17명으로 가장 많고 영남 13명, 수도권 9명, 충청 4명, 강원 3명 순이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21명(46%)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연세대 6명, 성균관대 4명, 고려대·한양대 각각 3명으로 나타났다.

출신별로는 변호사 20명, 검사 15명, 판사 8명, 군법무관 2명, 경찰 1명이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당선인(경남 김해갑)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당선인(비례대표)은 군법무관을 지냈다. 3선에 오른 민 당선인(군법 6회)은 고등군사법원 법원장 등을 지낸 육군 준장 출신이며, 최 당선인(군법 11회)은 국방부 고등검찰부 부장 등을 역임한 후 전역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법위원장을 지냈다. 국민의당 권은희 당선인(비례대표)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등 경찰에서 일했다.

30·40대 13명 중 10명이 초선

그동안 법조인 국회의원은 사법시험 출신이 대다수였다. 21대 국회도 42명으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달라진 건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와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법조인 2명이 국회에 진출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안산 단원을), 박상혁(김포을) 당선인으로 변호사시험 1회에 합격해 법조인이 됐다.

30·40대 당선인이 13명이나 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당선인(경기 의왕·과천)이 35세로 가장 젊다. 이들 중 3선의 권은희 당선인과 재선인 더불어민주당 이재정(경기 안양 동안을), 박주민(서울 은평갑) 당선인을 제외한 10명이 초선이다. 전체 46명을 대상으로 선수를 살펴보면 초선이 24명(52%)으로 절반이 넘는다. 더불어민주당이 16명으로 가장 많고 미래통합당 5명, 미래한국당·더불어시민당·열린민주당 각각 1명씩이다. 여기에 재선 8명을 더하면 32명으로 초·재선이 70%를 차지한다. 3선이 6명, 4선이 4명이며 최다선인 5선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인천 계양을), 이상민(대전 유성을) 당선인과 미래통합당 주호영(대구 수성갑),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을) 당선인 등 4명이다.

법조인 출신 여당 초선의원의 대거 국회 진출로 검찰개혁을 비롯해 사법개혁 추진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법무·검찰개혁위원에 임명된 김용민 당선인과 ‘조국백서’ 저자로 참여한 김남국 당선인은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을 지낸 최기상 당선인(서울 금천)과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이수진 당선인(서울 동작을),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한 이탄희 당선인(경기 용인정)은 법원 조직의 폐단을 개혁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해 왔다.

한편 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어떻게 구성될지도 주목된다. 국회에 첫 진출한 법조인은 보통 법사위에 들어가길 희망한다. 율사로서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고, 법사위원의 역할이 다른 상임위원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법사위는 법안 처리의 최종 길목을 지키는 ‘상원’과 같은 위상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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