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유고시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승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미국 의회 연구기관이 분석했다. 단 여성 지도자를 회의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덧붙였다.
미국 의회의 초당파적 싱크탱크 의회조사국은(CSR)은 4월29일(현지시각) 북∙미 관계 보고서를 업데이트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추가했다. CSR은 김여정 부부장의 승계를 점친 배경에 관해 “김정은의 복심(confidante)이자 정상 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도맡았다”고 설명했다.
단 CSR은 “김여정의 오빠가 승계자를 지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이 지도자가 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오빠이자 김 위원장의 친형은 김정철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의 셋째 부인 고용희 사이에서 태어난 김정철은 일찍이 권력 구도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철은 2015년 영국 에릭 클랩튼 공연에 모습을 보인 뒤로 자취를 감췄다. 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됐다. 국제 사회는 북한을 배후로 지목했다.
CSR은 “만약 (김정은 유고시) 북한에서 권력 투쟁이 일어나면 미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예로 북한 핵무기 조작자에 대한 의문, 인도주의와 관련된 잠재적 위기, 지역의 근본적 안보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중국과의 대립 가능성 등이 거론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한 분석도 언급됐다. CSR은 “북한은 코로나19를 모두 피해갔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열악한 보건 시스템이 이를 극복했다는 데 의문을 품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보건 위기를 돕기 위해 지원해왔다”고 덧붙였다.
CSR은 또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 관계는 마비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한국과의 협력을 피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찬가지로 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 논의도 얼어붙었다고 지적했다. CSR은 “양측은 (비핵화의) 범위와 양보 순서에서 합의를 못 내고 있다”며 “특히 국제사회와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보답 차원의 비핵화 방법에서 그렇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