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의 ‘대국민 사과’에도 냉담한 여당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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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이재용 사과는 휴지조각”
이용우 “경영권 포기 권한도 없어”
김두관 “정치권, 강자에 약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위법 행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고개숙여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고개 숙여 사과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시사저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를 두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재벌 개혁 추진을 과제로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은 사과의 진정성과 약속 이행에 의구심을 가진듯한 반응을 보였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부회장의 사과를 “이실직고도 없었고 법적 책임도 이야기하지 않았고, 앞으로 잘할 테니 봐달라는 수준이어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뭘 잘못했는지 분명히 얘기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 남은 건 ‘제 아들한테 물려주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는 하나마나한 얘기”라고도 평가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10월22일 시사저널과 인터뷰 하고 있다. ⓒ시사저널 고성준
박용진 의원 ⓒ 시사저널 고성준

삼성준범감시위원회의 실효적 역할에도 의문을 던졌다. 박 의원은 “판사가 ‘그런 것(준범감시위) 만들어서 활동 잘하면 내가 좀 형량을 깎아줄게’라고 노골적으로 얘기하니까 후다닥 만든 것”이라며 “총수 일인이 마음 바꾸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조직”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에 부과될 상속세만 4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실제로 이 부회장이 이를 납부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본인이 아들에게 주는 것이면 당연히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면 “(상속)세금을 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에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삼성 저격수’를 자처하며 관련 법안을 쏟아낸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뱅크에서 경력을 쌓은 금융인 출신 이용우 당선인(경기 고양정)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승계 안 한다’고 하는 권한이 없는 이야기를 했다”며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용우 국회의원 당선인 ⓒ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국회의원 당선인 ⓒ 더불어민주당

그는 “삼성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주주의 권한과 경영진의 권한, 이것을 혼동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 부회장 재판의 쟁점을 에버랜드로 시작해 삼성물산 합병 등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문제인가 여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은 연속된 과정이 아니라고 했는데 어제 발표문으로서 그 자체가 연속된 과정이라고 자인한 모양이 돼 버렸다”며 “재판에 이런 사안 자체는 삼성 이재용 회장의 의도와는 달리 상당히 좋지 않은 진술로 여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1대 총선 경남 양산을에서 재선 도전에 나선 김두관 민주당 의원 ©김두관 의원
김두관 의원 © 의원실 제공

김두관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 차원에서 좀 더 당당하게 삼성의 편법, 불법 증여라든지 편법 승계, 이런 것에 대해서 정치권에서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냈더라면 오늘날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어제 같은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정치권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그런 모습을 우리 정치권에서 많이 보였는데 이제 정치권이 성찰하고 돌아볼 때”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국회의원 당선인 ⓒ 시사저널
정청래 국회의원 당선인 ⓒ 시사저널

정청래 당선인(마포을)은 6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삼성은 법 앞에서 평등하지 않다. 삼성만 예외”라며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의 가치가 삼성에만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야권 성향 권성동 무소속 당선인(강릉시)은 같은 방송에서 “시대의 추세에 맞춰서 삼성의 경영 전략을 변화시키겠다는 그런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며 “경제도 어려운데 삼성이 잘 돼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성동 의원 ⓒ 시사저널
권성동 의원 ⓒ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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