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중고나라 대표 “‘누구나 돈 버는’ 중고나라만의 커머스 생태계 구축할 것”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0.05.12 14:00
  • 호수 1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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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유니콘(4) 중고나라] “‘개인 간 카드 결제’ 통해 중고 거래 시장의 새로운 안전성 제시”

중고나라는 여러 번 변신했다. 2003년 네이버 카페를 통해 만들어진 커뮤니티가 그 태생이었다. 사용자들의 편의를 향상시키기 위해 2014년 법인을 설립해 스타트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2016년에는 모바일 환경에 맞춰 앱을 출시했고, 중고 거래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 중고차 판매 중개 서비스와 재활용품 수거 서비스를 내놨다. 중고나라는 이제 ‘누구나 돈 버는 중고나라’가 될 수 있도록, 누구나 중고 거래에 참여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참여형 거래 플랫폼을 선보이며 새로운 중고 거래 시장의 방향을 설정하려 한다. 올해는 ‘개인 간 카드 결제’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중고 거래 시장의 새로운 안전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4월28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를 만나 중고나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 ⓒ시사저널 임준선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 ⓒ시사저널 임준선

중고 거래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중고 거래가 성장한 배경이 무엇이라 보나.

“여러 스타트업이 생기면서 중고 거래가 부상하고 있지만, 예전부터 시장은 활성화돼 있었다. 그 배경은 ‘재미’에 있다. 일반적인 이커머스는 사업자를 내는 등의 요식 행위가 필요하지만, 중고 거래는 ‘장사’라는 개념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해 준다. 동네 플리마켓이 형성되면 가족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경험을 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수많은 자원과 인력 사용으로 이뤄지는 커머스와 달리, 회원과 그 상품만으로 수많은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중고 거래는 의미가 있다.”

 

앱을 론칭해 운영하게 된 이유는.

“네이버 카페로 시작했지만, 네이버 카페 서비스가 중고나라만을 위한 서비스는 아니다. 예전에는 단순했던 중고 거래 시장이 확장되면서 견고하고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안전장치를 설치할 수 있고, 사용자가 편하게 쓸 수 있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모바일 중고 거래 시장도 커지고 있다. 중고나라 앱에 주력할 생각인가.

“많은 분들이 카페에서 앱으로 어떻게 회원을 옮겨올지를 묻는다. 그러나 우리는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와 중고나라 앱이라는 두 가지 회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담 인력도 따로 있다. 카페는 중고나라의 태생이고, 수천만 카페 중 독보적 1위다. 당연히 카페에 투자해야 하고, 보존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인력의 3분의 1을 카페에 투입한다. 장애우 직원들을 3년째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와 지금 네이버 카페가 달라진 점이 있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네이버 카페와의 소통이 열려 있다. 회원들이 편하게 중고나라 카페를 이용할 수 있도록 네이버와 많이 상의하고 있다. 과거에는 거래 환경과 업자들의 활동을 컨트롤하기 어려웠는데, 올해부터는 전담팀을 꾸렸다. 원래 중고나라가 유명해진 것은 중고 거래 물품 중 퀄리티 있는 것을 확보하면서였다. 카페에서도 거래의 진정성이 커질 수 있는 환경을 다시 조성하려 한다. 앱에서는 다양한 기능, 커뮤니티적 요소를 탑재할 계획이다.”

 

오랫동안 중고 시장을 선도해 왔다. 중고 거래의 변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중고나라를 오랫동안 운영해 오면서, 지금 중고 거래 스타트업들이 겪는 성장폭을 일찍이 경험했다. 다양한 변화를 지켜보면서 방향성을 정하고 있다. 예전에는 부정적인 이미지였던 리셀러가 중고 거래 활성화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전문업자와 헤비 유저를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중고 거래에서는 일반 이커머스에 비해 판매자와 구매자의 소통 방법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주목하고 있다. 지금은 이용자들의 참여율을 높이고, 재밌게 중고 거래를 경험할 수 있는 요소를 고민하고 있다.”

 

사기, 불법 판매 물품에 대한 규제는 어떻게 이뤄지나.

“금지 물품은 기본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사기가 의심되거나 비매너 거래가 적발될 경우 활동정지 경고를 주고, 사기가 적발되거나 비매너 행위가 반복되면 강퇴(강제탈퇴)에 해당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 사기 피해가 접수될 경우, 경찰청과의 긴밀한 업무 공조를 통해 대응한다. 직원이 비매품을 판매할 경우 기업이 협조 요청을 해오는 경우도 있는데, 즉각적으로 돕고 있다. 판매자의 신뢰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등급 시스템도 앱에 적용했다. 카페에서는 거래 이력을 보는 것이 전부였다면, 앱에서는 사용자 등급과 평점, 신뢰도 등을 보고 거래할 수 있다.”

 

안전한 결제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앱을 론칭하며 도입한 안전거래의 이용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카페보다 앱이 편의성이 높기 때문에 앱에서 안전거래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현재 페이코·토스 등 간편결제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여러 가지 결제 방식, 즉 금융과 함께 성장하려 한다. 올해 중에 내놓을 결제 서비스를 통해 안전한 중고 거래가 더 확산될 거라 믿는다.”

 

어떤 결제 서비스인가.

“개인 간 거래를 카드로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국NFC와 지난해 말 MOU를 맺고, 개인 간 카드 결제 서비스 ‘페이앱 라이트’를 도입했다. 올 상반기 중에 적용할 예정이다. 앱에서 결제가 가능하고, 직거래를 할 경우에도 구매자가 제시한 신용카드를 NFC 방식이나 삼성페이, 카메라를 통해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중고 거래에 활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들도 내놓았다.

“투자기업 중 JB우리캐피탈이 특히 디지털 금융에 관심을 갖고 있다. 중고나라 맞춤식 상품을 개발해 주셨다. 50만원 미만의 금액을 간결한 심사를 통해 저리로 대출해 주는 소액대출 상품도 있다. 중고 거래 때 알차게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할부금융 서비스 등 중고차 거래에 특화된 금융 서비스도 있다.”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 ⓒ시사저널 임준선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 ⓒ시사저널 임준선

많은 중고 거래 앱이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중고 거래 스타트업들의 등장, 어떻게 보나.

“번개장터와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 거래 서비스가 많이 등장했다. 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나오는 것을 환영한다. 중고 시장은 더 확대될 것이고, 각각 장점을 가진 좋은 서비스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을 보면서 배울 점들은 함께 배우고 있다. 중고나라 카페의 회원 수와 거래량은 독보적이지만, 아직 앱은 부족하다. 아직 만들어진 지 4년이 채 안 된 병아리 같은 서비스다. 이용자들의 편의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앱 서비스를 더욱 확장시킬 계획이다.”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과 차별화된 중고나라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중고 거래의 모든 카테고리를 오랜 시간에 걸쳐 경험했다는 점이다. 어떤 부분을 특화하고 강조해야 할지, 앞서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우리에겐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도 특징이 있다. 당근마켓은 로컬 중심의 서비스고, 물건을 막상 사지 않아도 훑어보는 재미가 있다고 유저들이 말한다. 번개장터는 쇼핑 서비스를 기반으로 10~20대가 많이 사용한다. 중고나라는 개인 간 거래에 그치지 않고 ‘참여형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또 여러 금융적 요소를 중고 거래와 결합해 모든 연령대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중고나라만의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

 

새롭게 생각하고 있는 중고 거래 모델이 있나.

“중고나라가 물건을 제공하면 회원들이 팔로워나 지인들에게 판매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재미’가 중고 거래의 확장을 이끌었다고 보기 때문에, 올해 중에 재미에 기반한 중고 거래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미디어 커머스인 ‘비밀의 공구’ 서비스는 네이버 밴드를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를 통해 계속 서비스를 구축하는 이유는.

“아직 앱은 부족함이 많다. 네이버 서비스가 잘 돼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라이브 기능과 영상 기능 활용도 가능하다. 그래서 밴드의 비공개 기능을 활용해 매력적인 상품을 제시하는 방안을 취했다. 회원들에게만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판매하겠다는 취지다. 폐쇄 밴드지만 현재 15만 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고, 네이버 카페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접근하실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공동구매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다. 재고 부담 없는 공동구매 서비스를 통해 커머스와 연결하는 호흡으로 가려고 한다.”

 

중고나라에서의 나눔게시판, 무료 폰트 배포 등의 활동도 주목된다.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는 바가 있나.

“원래 임팩트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네이버 기부 포털 해피빈 콩스토어의 대표를 맡았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것은 ‘기부 쇼핑’이다. 기업들을 위해 공익적인 캠페인을 만들어주고, 기업은 광고비가 아닌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셀러들이 해당 상품을 중고나라에서 판매하고, 일부 매출을 공익적으로 기부할 계획이다. 이미 일부 기업과 MOU을 맺었다.”

 

중고나라의 가장 큰 목표는 뭔가.

“‘전 국민의 셀러화’ ‘누구나 돈 버는 중고나라’가 우리의 슬로건이다. 내가 무엇인가를 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중요하다. 카페와 블로그 등 여러 커뮤니티를 경험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다. 중고나라도, 기업도, 셀러도 돈을 벌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뜻이다. 중고 거래가 일종의 문화가 돼 중고나라를 늘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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