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 높은 비만 치료제 공식은 ‘디지털+심리 치료’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5.0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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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감량 동기 높고 우울감 낮으면 치료 성공률 100%

국민 3명 중 1명이 겪는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통풍, 대장암, 유방암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이다. 따라서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약물, 수술, 식이, 운동 등이 대표적인 비만 치료법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발병 원인을 치료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치료법이 나왔다. 이른바 '디지털 인지행동치료제'다. 용어는 다소 생소하지만 한마디로 생활습관을 교정해 비만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것이다. 

디지털 인지행동치료 과정 ⓒ서울대의대
디지털 인지행동치료 과정 ⓒ서울대 의대

이 치료제를 개발한 과정은 이렇다. 최형진 서울대 의대 연구팀(1저자 김미림 연구원)은 체질량지수(BMI)가 24 이상의 성인 7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행동심리전문가가 디지털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한 A그룹과 전문가 개입 없이 디지털로만 자가 관리한 B그룹으로 나눠 8주 동안 변화를 관찰했다. A그룹은 식습관·활동량 등의 행동뿐만 아니라 이에 영향을 주는 감정·인지·동기에 따른 개인 맞춤형 심리치료를 한 것이다. 

그 결과 A그룹은 체지방량과 비만과 연관이 있는 렙틴 및 인슐린 저항성이 B그룹과 비교해 현저히 감소했다. 치료 종료 6개월 후에도 지속적으로 체중이 감량됐다. 즉 요요 현상이 없다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비만이 심리적 문제와 밀접하다는 점이다. 최형진 해부학교실 교수는 "동기, 자존감, 우울, 불안 수준이 치료 효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체중감량 동기가 높고 우울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치료 성공률이 100%에 달했다. 디지털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스크리닝하고 적합한 치료적 요소를 선별한 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있다면 우울증 치료 또는 동기강화면담 등을 한 후 시작해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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