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아저씨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靑 국민청원까지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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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자살한 경비원, 입주민과 주차문제로 갈등…투신 아파트엔 분향소 마련
청와대 국민청원 ⓒ 청와대 웹사이트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 청와대 웹사이트 캡쳐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아파트 경비원에 많은 이들이 함께 분노하고 있다. ‘억울함을 풀어 달라’는 국민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해당 아파트 단지 내에는 분향소도 마련됐다.

해당 경비원은 10일 오전 자택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주차 문제로 항의하는 입주민에게 지속적으로 폭행당하고 이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그동안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저 억울해요. 제 결백 밝혀주세요”라고 쓴 고인의 삐뚤빼뚤한 글씨로 쓰인 유서가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이 이 사건에 분노했다.

이 경비원이 근무했던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위치한 S아파트 내에는 11일 국화꽃과 향초, 고인에게 올리는 막걸리 등을 놓은 분향소가 마련됐다. 경비초소 유리창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문구가 쓰인 포스트잇이 붙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날 자신을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고인이)정말 좋은 분이었다.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가족인 것처럼, 자기 일인 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을 위해 희생하는 성실한 분이셨다”고 썼다.

청원인은 “처음 아파트에 살면서 불편하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잘해주셨고, 대학생 딸 이야기 하시면서 저도 딸 같이 챙겨주시고 예뻐해 주시던 아저씨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썼다.

그는 “이중 주차된 자기 차를 밀었다고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하고 근무시간마다 때리고 욕하는 나쁜 사람 때문에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고도 했다. 해당 청원에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약 1만3000명이 동의했다.

50대 입주민 A씨는 지난달 21일 이중 주차된 차량 문제로 경비원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민들은 “평소 A씨로부터 폭행·폭언을 당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 27일에도 A씨는 해당 경비원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경비원은 A씨를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경찰 조사 전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서울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현장 CCTV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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