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방문 후 ‘무직’이라던 학원강사에 학생들 집단감염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5.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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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5명, 중학생 1명과 학부모 등 총 8명 2차 감염
인천시, 동선과 직업 속인 해당 강사 고발 방침
13일 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자 111명으로 늘어
용인 확진자(66번)가 지난 2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킹클럽이 방역을 위해 폐쇄돼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용인 확진자(66번)가 지난 2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킹클럽이 폐쇄돼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학원강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 강사와 접촉한 학원 수강생과 학부모 등이 무더기로 감염됐다. 인천시는 방역당국 조사 당시 자신의 직업을 '무직'이라고 진술해 추가 집단감염을 촉발한 해당 강사를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102번 확진자 A(25)씨는 지난 2∼3일 이태원 킹클럽을 방문했다. 이후 미추홀구 보건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은 뒤 9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모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초기 조사 땐 무직이라고 진술했지만,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이 탄로났다.

인천 미추홀구는 A씨 진술이 실제 동선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자, 미추홀경찰서에 A씨 휴대전화 위치정보 추적을 의뢰했다. 이를 토대로 그가 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A씨가 직업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탓에 이 강사와 접촉했던 학생과 학부모는 2차 감염에 노출됐다. A씨가 강사로 근무하는 학원에서만 5명의 고등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로부터 과외를 받는 중학생 1명도 감염됐다. A씨가 일하는 학원의 동료 교사 1명, 과외 받는 중학생의 어머니 1명 등이 확진돼 A씨와 관련된 환자는 현재까지 8명에 이른다.

이들은 인천시의료원과 인하대병원, 길병원 음압 병동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로부터 8명이 추가 감염되면서 3차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미추홀구는 확진자 학생이 다닌 교회를 중심으로 학생 138명과 신도·관계자 600여 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이날 오전 9시부터 미추홀구청 운동장에서 워크스루 방식으로 진단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인천시는 확진자들의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며 추가 접촉자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는 방역당국에 자신의 동선과 직업을 속인 A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본인의 직업과 동선에 대해 거짓으로 진술하고 학원 강의 사실 등을 숨긴 102번 확진자에 대해 비슷한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111명으로 늘었다. 전날 0시 대비 신규확진자는 26명이며, 22명이 국내 발생 사례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2명으로 가장 많고, 부산 3명, 대구·인천 각각 2명, 경기·전북·경남 각각 1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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