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문형욱의 악랄했던 범죄행각…“성착취 피해자 50명”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5.14 12: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체사진 올린 아동·청소년에 접근한 뒤 개인정보 빼내 협박
성착취 범죄 자백 피해자 숫자 많아 추가 수사 진행
2015년부터 범행…2017년엔 보육기관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기도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갓갓' 문아무개씨(24)가 1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도착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갓갓' 문형욱 ⓒ 연합뉴스

성 착취물 공유방의 시초격인 텔레그램 'n번방'을 개설·운영한 '갓갓' 문형욱(24)의 악랄한 범죄 행태가 하나둘씩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문형욱은 2015년부터 성착취 관련 범죄를 저질렀으며, 대화방 10여 개를 개설해 아동·청소년 관련 성 착취물을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은 문형욱이 경찰 조사에서 범죄 피해자가 50여 명이라고 진술한 점에 주목,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추가 범죄 및 피해자 파악에 나섰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4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된 문형욱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형욱은 2018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SNS 등에 자신의 신체 사진을 올리는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경찰에 신고됐는데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뒤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빌미로 피해자들에게 성 착취물 제작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형욱은 피해자들에게 노출 사진 등을 요구하다가 차츰 수위를 높여 성 착취물을 제작하도록 강요하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n번방으로 불리는 1∼8번방 등 10여 개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성착취물을 유포했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피해자는 10명이지만, 문형욱은 "피해자 수가 50여 명"이라고 진술하면서 수사 당국이 이를 확인하고 있다. 

또 경찰이 확인한 범행 기간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지만 문형욱은 2015년 7월께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2017년께 문형욱이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돼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문형욱은 범행 초기 대화방 입장료 명목으로 9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받았지만, 경찰 추적을 우려해 모두 피해자들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성 착취물 공유방의 시초격인 텔레그램 'n번방'을 개설·운영하다 구속된 '갓갓' 문형욱 ⓒ 경북지방경찰청
성 착취물 공유방의 시초격인 텔레그램 'n번방'을 개설·운영하다 구속된 '갓갓' 문형욱 ⓒ 경북지방경찰청

경찰은 문형욱이 피해자를 성폭행 하도록 지시하는 방법 등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하는데 동참한 공범 4명을 검거해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여죄와 공범, 범죄 수익 등을 철저히 밝힐 방침"이라며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협업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에 대한 수사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3월 n번방 관련 내사에 착수, 국제공조 수사 등을 통해 문형욱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9일 긴급체포했다. 당시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적은 있지만 자신은 갓갓이 아니라며 부인하다 각종 증거 앞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경찰청은 현재까지 문형욱을 비롯해 디지털 성착취 사건 제작자와 유포자, 소지자 등 모두 165명을 검거해 7명을 구속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