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문형욱 “성폭행 직접 지시…죄송하다”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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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더 드러난 50여 명…범죄 수익은 90만원
대구지검 안동지청으로 송치되기 전 문형욱 ⓒ 연합뉴스
대구지검 안동지청으로 송치되기 전 문형욱 ⓒ 연합뉴스

성 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을 이용해 판매한 문형욱(24)이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안동경찰서는 18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그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안동경찰서 유치장에 있던 그는 대구지검 안동지청 구치감으로 이송됐다. 검찰은 이른 시일 내에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이송 전 문형욱의 얼굴을 공개하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허용했다. 그는 수갑을 차고 포승줄로 묶인 상태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은 상태로 답변했다.

한 기자가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고 묻자 그는 “죄송하다”고 답했다. 범죄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그는 “지금까지 모두 3건의 성폭행을 직접 지시했으며, 전체 피해자 수는 50여 명”이라면서 “상품권 90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대화명 ‘갓갓’으로 활동한 그는 ‘n번방’이라고 불린 불법 성착취물 제작과 매매의 원조격이다. 앞서 붙잡힌 ‘박사방’ 조주빈 등도 그와 같은 수법을 사용했다. 주로 트위터를 중심으로 SNS에 노출 사진을 올린 여성들에게 접근해 개인정보를 알아낸 다음 주변에 폭로하겠다며 협박했다.

애초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약 10명이었으나, 그의 자백으로 추가 피해자가 더 발견됐다. 경찰에 신고하려는 피해자들의 가족을 협박한 혐의도 드러났다.

그의 강요에 의해 만들어진 음란한 사진과 동영상은 또 다른 협박의 빌미가 됐다. 일부 피해자는 문형욱이 지시한대로 특정 남성을 만나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암호화폐를 현금화 하는 과정에서 덜미를 잡힌 조주빈 등과는 달리 문화상품권을 이용했고 범죄 수익이 크지 않아 잡는데 더 시간이 걸렸다.

이날 안동경찰서 앞에서는 유튜버 A씨가 1인 시위를 벌였다. A씨는 “5년 전 부터 범죄를 저지른 문형욱이 진작에 검거됐으면 피해자도 없었을 텐데, 경찰이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피해자들이 늘었다”면서 “갓갓을 추적하면서 작년 3월부터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은 돌아가라는 말만 했다”고 말했다.

안동경찰서 관계자는 “문씨는 유치장에서 일반 형사범들과 함께 생활했으며 비교적 평온한 모습으로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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