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 가는 가계 빚…‘역대 최대치’ 또 갱신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5.2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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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 빚 1611조원…주택대출 15조원 급증 영향
코로나19로 카드소비 부진해 판매신용은 줄어
시중은행과 주민센터에서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접수가 시작된 1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시중은행과 주민센터에서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접수가 시작된 1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올해 1분기 말 현재 가계 빚이 약 1611조원으로, 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말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1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11조3000억원으로 2002년 4분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의미한다. 

1분기 가계신용은 지난해 4분기 말보다 11조원 늘었다. 증가폭이 지난해 4분기 때(27조7000억원)보다 줄었으나, 지난해 1분기(3조2000억원)와 비교해선 여전히 많다.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은 1분기 말 기준 1521조7000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17조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속도가 지난해 4분기(23조1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5조1000억원)보다는 빠르다.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4분기 말보다 15조3000억원 늘어난 85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증가액은 2017년 3분기(15조9247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데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부동산 규제 발표와 공시가격 인상 영향으로 다주택자 등이 집을 내놓으며 1분기 주택 거래가 활발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변화를 창구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말과 비교해 예금은행은 12조9000억원, 기타금융기관은 6조6000억원 늘었다. 반면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경우 2조3000억원 줄었다. 기타금융기관 대출 증가는 주택금융공사 대출로 잡히는 서민 안심전환대출 등 정책 모기지론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분기 판매신용 잔액(89조6000억원)은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6조1000억원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그만큼 갚아야 할 카드 대금 부담도 감소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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