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코로나19 대응 뒷북행정 논란
  • 경기취재본부 윤현민 기자 (hmyun911@sisajournal.com)
  • 승인 2020.05.2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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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만에 정책 언론브리핑 비대면으로 전환

경기 평택시가 코로나19에 대응해 정책브리핑을 비대면 방식으로 바꾼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외면하고 수 십명이 모인 기자회견을 강행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이에 지역 일각에선 주변 눈치만 살피다 뒤늦게 구색을 맞춘 뒷북행정이란 지적이 있다.

정장선 평택시장이 시청 종합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윤현민 기자
정장선 평택시장이 시청 종합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윤현민 기자

오프라인 기자회견 2개월 후 비대면 전환…"인근 지자체 꽁무니 좇는 격" 지적

평택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28일 건축 인·허가 절차 개선 관련 언론브리핑을 인터넷 중계의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정승원 도시주택국장과 실무자들이 유튜브 방송에 나와 정책을 설명한다. 취재진은 카카오톡 공개대화방에 접속해 참석 실무자들에게 관련질의를 할 수 있다.

두 달여 전 기자들과 시청 직원 수 십명이 북적인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 때와는 딴 판이다. 지난 3월 24일 정장선 평택시장은 시청 종합상황실에서 코로나19 극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특수고용 노동자, 위기가정 등에 637억300만원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당시 면적 204㎡ 규모의 기자회견장에는 시청 각 부서 실무진과 언론인 등 50여 명이 모였다. 길이 5m 남짓의 평행탁자 한 편에는 정 시장과 실·국장 10여 명이 나란히 앉았다. 맞은 편엔 같은 규모의 언론사 기자들도 일렬로 늘어서 이들과 얼굴을 마주했다. 탁자 뒤편과 양 측면에도 촬영기자, 관계 공무원 등 30여 명으로 자리가 메워졌다. 

코로나19 비상시국에 단체장이 나서 감염위험이 높은 밀집공간을 제공한 셈이다. 특히, 정 시장 스스로 집중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한 지 불과 하루 만이기도 하다. 그는 23일 코로나19 대응회의에서 "앞으로 2주 후 각급 학교들이 개학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불편하더라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집중홍보를 통해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당시 정 시장은 마스크를 착용해 크게 문제될 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시장은 "저희가 이렇게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냐"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자리이니 이해바란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자 한편에선 당장 지역안전보다 시정홍보에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 있다. 또, 주변 눈치를 보며 허겁지겁 인근 지자체 흉내 내기에 급급하다는 질타도 나온다. 한 시민활동가는 "인근 지자체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시작된 지난 3월께부터 이미 SNS를 활용한 기자회견을 도입하는 등 비대면 브리핑으로 전환했다"며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위험에 따라 지방행정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주변 도시의 꽁무니만 좇을 게 아니라 선도적으로 단체장의 소신과 행정철학을 보여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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