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세 유지 여부는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달려 있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났다. 정부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7.6으로, 4월보다 6.8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낸 통계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크다는 것은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과거(2003년~2019년 12월)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반대로 100보다 작을 경우엔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비록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여전히 과거 평균(100)을 한참 밑돌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하는 추세에서 반등한 수치다. 1월 말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2월(96.9)→3월(78.4)→4월(70.8) 등 석 달 만에 33.4포인트 급락했던 흐름에서 벗어난 셈이다.
주요 항목별로는 현재생활형편(+2포인트), 생활형편전망(+6포인트), 가계수입전망(+4포인트), 소비지출전망(+4포인트) 등 대부분 조사 항목에서 수치가 개선됐다. 그간 가파르게 떨어졌던 주택가격전망도 전월과 같은 96포인트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물가인식)과 앞으로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0.1%포인트씩 내린 1.7%와 1.6%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 기간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와 겹친다. 조사는 이달 11일~18일 사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도 11일부터 온라인 접수를 시작해 13일부터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통계조사팀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한 것이 주된 영향이었겠지만, 시기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정부의 각종 부양책에 대한 기대심리도 (조사 결과에)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개선세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소비자심리가 역대 최악이었던 2008년 금융위기 때는 2008년 9월부터 12월까지 소비자심리지수가 가파르게 떨어졌다가 이듬해 1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가파르게 호전됐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는 확산 추이에 따라 소비자심리지수도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
권처윤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심리지수가 석달간 가파르게 떨어졌다가 넉 달째 급반등하는 등 금융위기 때와 그래프 모양이 비슷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는 전적으로 코로나 전개 양상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