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靑 승진 복귀…다시 불거지는 ‘회전문 인사’ 논란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5.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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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떠난 지 1년 4개월 만에 의전비서관으로 복귀
野 “선거 이겼다고 ‘여성 비하’ 인물을 꽃가루 뿌리며 영전”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연합뉴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연합뉴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복귀한다. 지난해 1월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서 물러난 뒤 1년 4개월 만이다. 행정관에서 비서관으로 한 단계 승진해 청와대에 복귀하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과거 ‘여성 비하’ 논란 끝에 사퇴했던 탁 자문위원이 승진‧복귀한 것을 두고, 청와대의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다시 제기된다. ‘정부 인력풀의 한계’, ‘코드 인사의 결과’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탁 자문위원은 '문재인의 남자'로 불린다. 공연기획 전문가 출신으로 남북정상회담과 예술단 평양공연,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막식 등 주요 국가 행사를 기획했다.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토크 콘서트 행사를 주도했다. 문 대통령과 2016년 네팔 트래킹을 함께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탁 자문위원의 행사 기획력 등을 높이 평가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에 청와대가 탁 자문위원을 불러들인 것을 두고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다시 제기된다. 과거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였던 탁 자문위원이 되레 승진해 복귀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탁 자문위원은 2007년 저술한 《남자 마음 설명서》가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책에서 탁 위원은 ‘끌린다, 이 여자’, ‘하고 싶다, 이 여자’, ‘헤어진다, 이 여자’, ‘그립다, 이 여자’ 등 여성을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후 “남자들이 연애를 꿈꾸는 여자, 남자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여자, 남자가 싫어하는 여자” 등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는 듯한 가치관을 담은 내용을 기술한 바 있다.

탁 자문위원은 지난해 6월 팟캐스트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비난하는 분들은 청와대 행정관직에서) 사표 내는 것을 원하지 않았겠나’라고 묻자, “그건 할 수가 없었다. 책 내용과 저의 공직 수행은 거리가 있다고 봤다”고 답했다. 이어 “저를 공격하는 부분에는 또 다른 의도가 있다고 봤기 때문에 그만둘 수 없었다”면서 “잘못했다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제일 답답했다”고 밝혔다.

야당은 청와대의 좁은 ‘인재풀(pool)’을 비판하고 나섰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선거에 이겼다고 수차례 여성 비하 발언을 했던 탁 전 행정관을 꽃가루 뿌려주며 단순복귀도 아닌 영전을 시켰다”며 “온갖 구설에 올랐던 탁 전 행정관의 사퇴는 선거를 앞두고 눈 가리고 아웅 하려는 쇼였다”고 힐난했다. 황 부대변인은 또 탁 자문위원이 사퇴하면서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해 “비서관 정도 돼야 자신에게 맞는 옷인가. 아니면 선거 이겼다고 그 사이 거물이 된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한편, 청와대는 국민소통수석실 산하 홍보기획비서관과 춘추관장 등 2개 비서관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기획비서관에는 한정우 현 춘추관장이, 춘추관장에는 김재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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