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홍콩인에 시민권 부여” vs 중국 “내정간섭”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6.0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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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 시대 사고방식 버리고 홍콩 반환 현실 인식하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는 영국 정부가 홍콩인에 대한 시민권 부여를 추진한 데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항의의 뜻을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약 285만 명에 달하는 홍콩시민들에게 영국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언급하자 이같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 시각)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존슨 총리의 발언은 중국에 대한 외국의 내정 간섭"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오 대변인은 "영국이 냉전시기 식민통치 시대 사고방식을 버리고, 홍콩이 중국에 반환됐다는 현실을 인식하길 바란다"며 "영국이 홍콩과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역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존슨 총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강행할 경우 홍콩 시민에게 영국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홍콩인 35만 명은 기존 영국해외시민여권을 갖고 있다. 250만 명에게 추가 발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영국해외시민여권은 영국 식민지 출신자 등이 받을 수 있는 준(準) 시민권으로 무비자로 최대 6개월까지 영국 영토에 머무를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이민법을 개정해 영국해외시민여권이 있는 홍콩인에게 1년짜리 체류 자격을 부여하고 이를 매년 갱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에게 영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면 홍콩인들이 홍콩을 떠나 사실상 영국에 영구 거주할 수 있게 된다.

존슨 총리는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은 영국과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영국은 홍콩 시민과의 역사적 유대와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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