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 “온몸으로 준비한, 내 살점 같은 영화”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9.26 12:00
  • 호수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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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영화 《디바》로 돌아온 20년 차 배우 신민아

‘로코퀸’ 신민아(36)가 ‘스릴러’에 도전했다. 영화 《디바》는 다이빙 세계랭킹 1위의 스타 이영(신민아)과 그의 단짝이지만 기량 차이가 확연한 수진(이유영)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시작한다. 바다로 추락한 자동차에서 이영만 살아남고 수진은 실종되면서 둘 사이에 벌어진 사건들과 미묘한 감정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신민아는 단짝 친구의 실종을 계기로 마음 깊이 눌러놓았던 욕망을 표출하는 인물의 광기를 그린다. 영화 《택시운전사》를 각색하고 《가려진 시간》의 각본을 쓴 조슬예 감독 입봉작이다.

코로나19로 개봉일을 잡지 못하다가 지난 9월23일 개봉된 영화 《디바》는 “온몸으로 준비한, 내 살점 같은 영화”라고 말할 정도로 신민아에겐 특별한 작품이다.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이후 6년 만의 스크린 컴백이자 ‘로코’를 벗은 로코퀸의 영역 확장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 작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신민아가 배우로 데뷔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인지 신민아는 예능 프로그램부터 라디오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신민아가 예능에 출연한 건 6년 만에 처음이다. 신민아는 그동안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KBS 《오 마이 비너스》, tvN 《내일 그대와》 등과 같이 주로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에서 활약해 왔다. 지난해 JTBC 《보좌관》 시리즈와 올해 영화 《디바》를 기점으로 여러 연기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디바》가 개봉하면서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6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엊그제 다른 작품을 하고 돌아선 느낌인데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갔나 싶다. 그사이에 드라마를 몇 작품 촬영해 체감은 2~3년 만인 것 같은데 벌써 6년이 흘렀다고 해서 나도 놀랐다. 《디바》는 준비 과정부터 촬영, 그리고 개봉하기 전까지 애정이 참 많은 작품이다. 개봉 소식을 들을 때부터 지금까지 설레고 떨린다.”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시나리오를 보고 반가웠다. 사실 여배우가 맡을 수 있는 캐릭터에는 한계가 있다. 물론 여성을 주제로 다룬 영화가 한국영화에도 많아졌지만 오로지 여성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많지 않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이 컸다.”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가 부담이 되지는 않았나.

“미스터리 장르 속의 캐릭터가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맡은 ‘이영’ 캐릭터를 잘 느끼고 잘 표현하고 싶었다. 운동선수는 아니지만 배우도 많은 분 앞에서 이야기하고 보여드리고 평가받는 직업이다. 그런 점에서 이영의 상황에 공감할 수 있었다.”

왜 이제야 스릴러를 선택했나.

“사실 그동안 기회가 없었다. 어릴 때는 밝고 건강한 캐릭터를 주로 했다. 그래서 《디바》의 출연 제안을 받고도 ‘내게 어울릴까?’ 하는 걱정과 동시에 또 좋기도 했다. 작품은 시기나 작품과의 인연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이전에 드라마 《보좌관》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반응을 접하고 뿌듯했다. 나중에 다른 기회에 다른 장르도 열심히 소화해 보고 싶다.”

다이빙 선수로 출연했다. 훈련 과정이 궁금하다.

“다이빙이라는 종목이 사실 생소했다. 배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단계까지 연습하고 촬영에 임했다. 매일 훈련장에서 지상 훈련 2시간, 수중 다이빙 훈련 1시간을 하면서 기초를 다졌다. 수영장 신이 많아 촬영하면서 중간중간 수영 연습을 했다. 근육량도 많이 늘었다.”

대역을 쓰지는 않았나.

“평소에 수영을 좋아해 물에 대한 공포가 없어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촬영 시기가 한여름이라 오히려 빨리 물에 들어가고 싶기도 했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은 있었지만 코치님들이 잘 잡아주셔서 의지하면서 촬영했다. 도입부를 비롯해 낮은 높이의 다이빙과 물에 들어가는 장면들은 직접 했다. 기술이 있어야 하는 공중 트위스트나 10m 다이빙 장면은 전문가들이 대신 했다.”

수영복 의상에 대한 불편함은 없었나.

“다이빙 선수들은 수영복에 맞춰 근육이 붙는다더라. 그렇게 되기 위해 운동을 많이 했고, 어떻게 선수처럼 보일 수 있을지 이야기하며 촬영했다. 사실 애초엔 수영복을 입고 여성성을 드러내는 부분에 대해 걱정이 있었다. 그런 우려에 대해 감독님께서 ‘몸매를 부각시키거나 하는 그런 시선의 앵글은 절대 잡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영화 자체도 사실 그런 부분이 중요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나중엔 고민 없이 편안하게 잘 찍었다. 수영복을 입고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물에 젖은 내 모습이 너무 적나라해 걱정도 됐지만 결국엔 그런 모습이 영화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역할이 다이빙 선수니까 ‘수영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전투복’이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

배우 이유영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즐겁게 운동하러 갔다. 이유영도 내 열정과 비슷한 열정으로 임해 줬고 너무 잘 받쳐줬다. 그래서 서로 의지하면서 함께할 수 있었다. 다이빙 실력도 비슷하게 늘어 코치님이 훈련 단계를 계획하신 것에 맞춰 같이 업그레이드했다.”

스태프들이 대부분 여성이다.

“의도한 건 아니다. 여성이라서 모인 건 아니고, 이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잘 만들 수 있는 사람끼리 모인 것이다(웃음). 그렇게 해서 결과적으론 여성들이 많이 참여하는 영화가 됐다. 이번 작업을 통해 한국영화계에 의미 있게 일하고 매력적인 여성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리고 수영복도 입어야 하고, 운동선수 역할이라 육체적으로도 피곤한 작품일 수 있는데 주변 분들이 다 친한 언니, 동생이라고 생각하면서 힘을 많이 받았다. 그런 면에서 편했다(웃음).”

연인인 배우 김우빈의 응원 메시지도 궁금하다(김우빈은 최근 비인두암을 극복하고 연예계에 복귀했다. 현재 최동훈 감독의 영화 《외계인》(가제)을 촬영하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5년째 공개 연애 중이다).

“같은 직업이고 응원하는 사이라 서로 ‘파이팅’해 주고 있다. 김우빈씨도 오랜만에 복귀하기에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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